이민자 엄마
2015-03-27 (금) 12:00:00
제몫을 다하지도 못하는 부족함과 허점투성이 엄마로서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많은 기대로 부담을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녀린 등에 부담을 지워주고는 더 씩씩하게 더 빨리 가라고 성화를 부렸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 사람들과 상황들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그만큼 더 멀리 어서 뛰어가라고 닦달을 하며 살았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이제부터라도 엄마로서 용기를 내어 아이들과 같이 뛰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3월의 아침에 나름 결연한 결심을 해본다.
내 마음 속 분노는 늘 나의 부족함에서 왔다는 것을 회피하지 말고 인정해야겠다. 아이들이 백인아이들 틈에서 자라면서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연습하는 운동장에 반나절을 서 있어도 누구 하나 먼저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이는 없다. 내가 먼저 다가가거나 말을 걸어야하는 곳이다.
아주 가끔 이 땅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외로움과 이렇게 맞서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늘 아침이면 이를 꽉 다물고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