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자의 삶

2015-03-14 (토) 12:00:00
크게 작게

▶ 박혜자 / 수필가

여자는 세상에 태어나면 어느 부모의 딸이 되고, 자라서 짝을 찾아 결혼을 하면 누군가의 아내가 되며 자식을 낳으면 엄마가 되어 세상을 살아간다.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기 앞에 닥친 역할 그 자체가 중하고 귀한 것이다.

나는 젊은 시절에 이민을 와서 터전을 일구느라고 무척 일을 많이 했다. 나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해야 살아갈 수가 있었다. 누구한테 돈을 꿀 수도 없어 스스로 애써서 1달러, 2달러를 벌어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란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러기에 남의 수고를 공짜로 여기는 것은 옳지 않은 생각이며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감사 인사를 해야 할 경우는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쉬지 않고 일하다가 하던 일을 내려놓고 은퇴하여 할 일이 없어질 무렵 할머니가 되어 손주들을 봐주며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게 된다. 인생은 늘 쉴 새 없이 뛰며 사는 것, 할일이 많다하면 많고 없다하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내 몸이 건강해서 식구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 그날그날 일은 미루지 말고 부지런히 살아가야 한다. 하고 싶어도 못 할 때가 올 테니까.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더욱 아름답고 건실하게 살아나갈 때 삶은 참으로 보람되고 값지지 않을까. 아내 또는 어머니의 위치에서 가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인내심과 지혜를 필요로 한다.

오래 전 어느 설교에서 들은 이야기가 평생 나의 귓전에 울린다. 여자는 네모 난 상자가 아닌, 어떤 경우에서든지 무엇이든 담거나 쌀 수 있는 보자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이 말씀을 늘 마음속에 새기곤 했다.

한 가정에서 아내나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따뜻하고 아늑한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여자의 삶 중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