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영세업체들 떤다

2015-03-07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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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버치.코치 등 명품업체 ‘짝퉁 ‘소송에

▶ 소송비용도 감당못해 속수무책...파산도

#사례1. 여성 핸드백과 신발, 액사서리 등을 생산, 판매하는 명품 업체인 토리버치(Tory Burch)는 지난달 4일 맨하탄 30가에 위치한 소형 핸드백 소매상 T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사유는 토리버치 특유의 T로고가 박힌 제품을 판매했다는 것이었다. 토리버치는 자신들이 고용한 사설탐정을 통해 이런 제품 판매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원에 T사의 해당 제품군에 대한 판매 중지와 손해배상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사례2. 텍사스에서 핸드백 판매상을 운영하는 한인 이모씨 역시 지난 2일 명품업체인 코치(Coach)사로부터 ‘디자인 도용’ 소송을 당했다. 판매 중인 티셔츠 제품에 코치의 C로고 패턴과 유사한 디자인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코치 또한 이씨를 적발하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 관련 사실을 확인한 뒤 소송을 걸었다. 코치는 이씨가 200만 달러를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주요 명품 브랜드사의 ‘짝퉁’ 소송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어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본보 조사 결과 지난 3개월간 코치사와 토리버치사가 미 전국의 핸드백 판매상, 커스텀 주얼리 수입도매상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약 30건. 대부분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게 소송의 근거다.

문제는 소송을 당하는 한인업체 대다수가 영세 업체들로 대형 명품 업체들의 소송에 맞대응할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명품 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꾸준히 관련 소송을 진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손쉽게 소송을 제기하지만, 막상 소송을 당하는 한인 업체들은 무고함을 증명해 줄 변호사 고용만으로도 허리가 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2013년 토리버치사로부터 디자인 도용 소송을 당했던 수입도매상 운영인 한인 A모씨는 지난 2년간 들어간 변호사 비용만으로도 회사의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가뜩이나 현재 소송마저 A씨에게 불리하게 돌아가 거액의 손해배상금까지 물어주게 생겨 A씨는 파산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A씨는 “문제가 된 물건 상당수의 디자인이 실제론 비슷하지 않다. 억지로 끼워 맞춰야만 ‘디자인 도용’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런 생각을 법원도 공감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송 한번으로 모든 걸 잃게 생겼다”고 말했다.

토리버치사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한인업체를 변호했던 한 변호사는 “짝퉁제품은 물론 조금이라도 코치의 C나 토리버치의 TT 로고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면서 “소송 한번에 들어가는 시간, 노력에 비해 얻는 것도 없고, 여러 모로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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