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명의 신비

2015-03-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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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잔 / 수필가

첫 손자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됐다. 지구 저편 어느 별쯤에서 뚝 떨어진 듯 아직은 생소한데, 약간 휜 듯한 새끼손가락, 길쭉길쭉한 손톱모양이 신기하게도 엄마를 꼭 빼닮았다.

마음이 가면 확실히 보이는 것이 깊어진다고, 요즘은 길거리에서도 TV에서도 아기 모습만 눈에 띈다. 어찌 그리 순수하고 아름다운지. 볼수록 신기하다.

생명은 소중하고 고귀하다. 생명은 예외 없이 무엇인가를 향해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우리의 삶도 주어진 시간이 정지될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간다. 이 조그만 생명체의 존재도 생명의 신비를 품고 영원을 사모하며 살게 되어 있으리라.


최근 한 지인이 암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한 생명이 가고 한 생명이 태어나고… 도대체 인간의 삶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걸까? 여명을 타고 왔다가 석양 저편으로 홀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삶과 죽음은 늘 연결되어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삶에선, 삶 또한 두려울 수밖에 없다.

무슨 목적을 향해 내 남은 삶을 채울 것인가. 인간다운 삶, 자신에게 충실한 삶, 후회없는 죽음… 존재의 눈을 뜨고 사물을 바라 볼 때, 구름 뒤의 태양이 보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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