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과 밀짚이 바닥을 허물고 있는 네브래스카
레드윙에 있는 교회 입구에는 트랙터가 놓여있다.
널빤지 같은 것들이 들어가는 길목에 계단처럼 쌓여 있는
그 뒤로, 부서진 쟁기가 걸인처럼 널브러져 있다
첨탑은 사라졌다. 벼락을 맞은 듯
남아있는 검은 타르의 상흔
교회는 ‘Homer Johnson’s Barn’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교회다.
풀밭엔 호랑나리가 군락지어 피어있고
설교의 주제가 써있는 유리상자로 된 간판
(지금은 새둥지로 보이고
유리는 부서져 있지만)
신은 아직 그곳에 역사하고 계신다:
통로에 놓인 부서진 첨탑의 끝머리: 그것은 지금은 닭장이고;
살찐 닭들이 문 앞에 모여 가십을 한다.
의자들은 뒤란에서 거리까지 어수선하게 널려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이제 시장의 집을 치장하고 있고
종은 광장의 소방서 꼭대기에 있다.
사라진 것은 십자가뿐이다.
/ 테드 쿠저 (1939 - ) ‘레드윙 교회’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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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교회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고, 절에 부처님이 계시지 않다고. 그럼 하나님과 부처님은 어디에 계신 걸까. 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Barn House’가 된 옛 교회에서 시인은 하나님을 본다. 첨탑은 사라지고 살찐 닭들과 호랑나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허물어진 교회. 멋진 스테인드글라스는 시장의 집으로 가고, 새벽을 울리던 종은 소방서로 가고, 남은 것은 한가한 폐허뿐인 이 곳. 버려진 영광의 뒤란을 신만은 떠나지 아니하신 듯 십자가 없는 풍경이 빛나고 있다.
<임혜신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