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뭇잎 하나가 내게 말한다

2015-02-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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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밀 정 / 컨설턴트

코 범벅이 된 아기를 보고도 감탄을 연발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20년을 내 아들 셋 그리고 남의 아이들 모두 내 아이라 착각하며 많은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아이들이 귀엽기만 하거나 구르는 나뭇잎에 신기해하는 횟수가 눈에 뛰게 줄어들었다.

그리 감정이 메마르는 게 안타까워 요즘은 매일 하루에 한번은 먼 하늘과 맑은 구름을 본다. 가슴이 답답할 때는 한두번 더 본다. 하늘 보며 자연에 감사하고 마음 따듯해지는 자신에 대해 아직은 감수성이 살아있다 위로하고 싶은 이유다.

지난해 말, 내 인생의 몇 년을 재정리해 보았다. 책임감 있는 교육자는 그래야 한다 하며 정신없이 열심히 일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봤다. 내가 상담하면 그 아이가 학교에 다시 갈 수 있어, 내가 가면 아이가 입을 열거야, 그리 착각하며 내 아이 픽업도 잊은 채 가정방문을 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 후, 아이가 바뀌었다는 등의 한마디는 내게 대통령상보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오만과 착각이라 생각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일과 가정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나 자신의 성취감과 자아도취에 빠져 가족의 외로운 함성은 듣지 못했던 까닭이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신비하고 소중한 자연을 더 즐기며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사무실 복도로 굴러 들어온 나뭇잎이 내 감수성을 건드리며 어서 집으로 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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