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5-01-22 (목) 12:00:00
크게 작게
밤새 쏟아진 별빛의 폭탄 세례
그 소리 없는 융단 폭격으로
벌집이 된 풀밭
번쩍번쩍

폭발 섬광이 꽃으로 핀,
눈이 멀어 버린 산천
황홀하게 멍든 내 가슴

/ 김승기(야생화 시인) ‘개망초’ 전문


..................................................................................


개망초는 아무데나 핀다. 들이나 산이나 동네 공터나 먼지 풀풀 날리는 길가나 한 줌의 흙만 있으면 피어난다. 개망초가 피었다는 것은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는 증거,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하지만 보라,저 꽃들은 간 밤 별의 폭탄세례를 받은 별의 연인들인가 보다. 이 땅 그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아 자유로운, 그래서 참 아름다운 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