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매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던 분이 한국에서 추방당하여 그녀의 생활 근거지인 LA로 귀환한 모양이다. 그녀는 북한에 관해서 자기가 보고 들은 바를 이야기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종북으로 몰아세우고 추방까지 당해서 억울하다고 한다.
나는 어릴 적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북한을 처음 보았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상징적인 그림이 있다. 발목에 쇠사슬로 연결한 쇳덩어리를 끌며 밭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 북한 주민, 그리고 착검한 총을 멘 병사가 뒤에서 감시하는 그림이었다.
분단 이후 북한이 저지른 수많은 도발 사건들을 목격했고, 김포 반도 북단에서 군 생활하던 중 들었던 ‘지상낙원’이라는 곳에서 보내는 어처구니없던 언사 같은 것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하고 있다. 아마 내 나이 또래들은 비슷한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을 헐벗고 굶주리는 체제, 인권과 자유가 말살된 사회라 비방해 왔고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 헐벗고 굶주린 사회라던 북한이 1970년대 초까지 일제시절부터 있었던 공장설비, 풍부한 지하지원 덕에 경제적으로 남한보다 여유로웠다는 것은 나중에 안 사실이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에 거주하던 조선족들이 북한의 친척 집으로 식량을 구하려 다녔다고 한다. 요즈음의 상황과 정반대였던 때도 있었던 모양이다.
1990년대 중반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북한의 식량난으로 많은 탈북민들이 남한에 정착함으로써 북한의 경제상황, 인권 실태 등이 상세하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탈북민 개개인의 남한 정착과정은 몇 권의 소설로 써도 부족함이 없는 내용으로 구구절절 채워져 있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없어 탈북 했다는 데 어찌 할 것인가? 다시 돌아가라고 쫓아 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그 곳이 살기 좋은 곳이라면 등 떠밀어 나가라고 해도 나갈 바보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우리 미주 한인들이 모두들 경험하듯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 정착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곳이 그토록 선전해 대던 지상낙원이라면 남한, 일본, 그리고 미주에서도 입북민들이 떼를 지어 모여 들 것이다. 흥남 철수가 아니라, 흥남 러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요즘 종북, 친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좋으면 북에 가서 살라고 말하고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북한 체제가 맞는 사람들을 북에 가서 살게 하는 것도 나쁜 방법이 아니라 생각된다. 탈북자의 반대 개념이다.
남한이 탈북자들을 접함으로 북한 사람들의 언어나 생활방식들을 간접 경험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북한 사람들에게도 남한 주민들을 접촉함으로서 오랜 분단 상황으로 벌어진 남북한 주민들의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남과 북은 북한 영주권, 남한 영주권에 대해서 논의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북한은 조국, 남한은 적지”라는 사람이 남한에서 눈총을 받으며 살 필요가 있을까? 태극기와 애국가를 거부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바를 열성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은 북한에서 더 필요한 인재일 것이다.
비 전향 장기수도 조건 없이 북송해 주었는데, 못 보내줄 이유도 없다. 북한에서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그 반대급부로 북한은 국군 포로, 납북자의 송환에 성의를 보이고, 이산가족 상봉에 조건을 달아 지연 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간단하고 기본적인 것도 해결 못한다면, 남과 북이 주장하는 통일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망한 소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