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5-01-15 (목) 12:00:00
첨단 저 내비게이션도
찾지 못하는 길이 있다
이를테면 너와 나 사이 흐르던
강길 같은 것,
수만 볼트의 전류가 끊어지듯
사랑이 끝난 뒤의 깜깜한 밤길 같은 것,
내 오랜 기다림의 주소를 입력하여도
내비게이션은 길이 없다고 한다
한때 눈 감고도 찾아가던 빛나던 이정표는
발자국이 지워지듯 사라지고
네 문고리에 뜨겁게 남은 내 지문은
이미 늙어 식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찾을 수 없는 길은 없다
그 주소 그 길 내 마음에
불도장처럼 또렷하게 남았으니
마음이 밝히는 길은 지워지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에게 그 길을 묻지 마라
당신 추억의 길 안내자는
오직 당신뿐이니..
/ 정다혜 (1955-) ‘내비게이션에게 묻지 마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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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많은 길이 있다. 굽은 길, 곧은 길, 즐거운 길, 고달픈 길. 그 많은 길 중에 가장 신비로운 길은 마음의 길이다. 마음의 길을 따라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하기도 하고 저 먼 별나라 달나라에 이르기도 한다. 사람 사이에 흐르던 길이 사라져 깜깜한 밤길이 될 때, 그곳에 물론 내비게이션은 없다. 하지만 바깥으로 난 모든 길이 사라진 곳에 마음의 길은 시작한다. 그 길은 보다 자유롭고 무한한 당신만의 길이다.
<임혜신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