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별력 있는 ‘표현의 자유’

2015-01-1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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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순 / 감리교 은퇴목사

전 세계는 지금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난리다. 수십 명의 생명이 희생당한 어처구니없는 비극에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봤다. 남이 싫다는 일을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독재에 대한 항거라는 상황에서라야 정당성이 있다고 본다. 남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일을 하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강자의 횡포일 수 있다.

만약 벌거벗은 무함마드 사진 대신에 오바마 대통령 사진을 넣는다면 우리 모두는 분개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예수님 사진을 거기에 넣는다면 ‘나쁜 놈들’이라고 나는 욕을 할 것이다. 생명까지 내 놓고 야단을 하는 그들을 단지 극단주의자라고 치부하고 무시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진가는 다수가 소수를 끌어안는 배려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 세계 평화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표현의 자유라는 무기를 들고 이렇듯 대결 구도로 나아갈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은 정말 유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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