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스 재계약 포기 문닫는 업주 는다

2015-01-1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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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렌트 건물주 ‘갑’의 횡포

#사례1. 김모씨는 맨하탄 미드타운에서 운영하던 세탁소를 최근 접었다. 랜드로드가 10년 리스 재계약을 조건으로 3배 이상 오른 렌트 금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만2,000달러의 렌트도 버거웠는데 3배나 올리면 수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라는 걸 랜드로드도 알고 있었다”면서 “그 자리에는 조만간 샌드위치 체인스토어가 들어설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랜드로드가 고의로 내쫓은 것이라고 푸념했다.

#사례2. 지난해 리스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10년간 경영해온 청과상을 그만 둔 박모씨도 최근 스킨케어 매장을 브루클린에 열려고 했다가 포기했다. 시세보다 2배 가까운 렌트를 요구한데다 디파짓을 렌트의 4배를 내라고 요구했기 때문.


B씨는 “1년 내내 가게 자리를 찾아 다녔고 은행 융자도 모두 승인을 받았는데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며 “계약 직전까지 간터라 이미 2만달러 가까이를 썼지만 워낙 랜드로드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밀어 시작도 전에 망할 것 같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들어 델리, 세탁소, 식당 등 한인 사업체들이 줄줄이 리스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김성수 뉴욕시 소상인총연합회장은 “이름이 알려진 뉴욕시내 식당들 중 80개가 지난 한해 문을 닫았다”며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3~4배 오른 렌트를 감당하지 못해 가게를 접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우려했다.

재계약 실패 후 가게 이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스몰 비즈니스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가 하면 랜드로드 위주의 계약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한인은 랜드로드가 소유한 바로 옆 건물에 동종 업종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면서 계약을 포기했다.

특히 최근 들어 치솟고 있는 맨하탄과 브루클린의 건물 매매 가격과 렌트가 이같은 랜드로드들의 횡포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렌트가 랜드로드 위주의 시장을 형성한데다, 랜드로드들이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로컬 업소보다는 대기업하의 체인 스토어 입주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건물 매매 전문 부동산업체인 하이캡 그룹의 찰스 장씨는 “지난 1년 사이 2배까지 건물 가격이 상승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맨하탄 건물 매매는 크게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자본이 탄탄한 체인스토어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소규모 델리의 경우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층의 런드로맷을 내보내고 로비로 꾸미는 경우도 늘었는데 이로 인해 아파트 테넌트들로부터 좀더 오른 렌트를 받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시 소상인연합회는 현재 한인들의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김성수회장은 “현재 시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추진중이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해 피해 테넌트들이 증언이 다수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례를 발표할수 있는 포럼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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