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5-01-0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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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조용한 음악이 들려옵니다
변주된 트럼펫, 낡은 베이스음,
백색의 유리창. 나의 두 손바닥은
당구장의 컵받침만한 크기의
스피커, 나는 두 손을
어두운 케이블 위에 내려놓습니다
당신이 수선하실 수 있도록


/ Carl Adamshick(1969- ) ‘새해 첫날‘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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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밝아오는 새해의 첫날, 시인은 어디선가 울리는 낮은 음악소리를 듣는다. 조용한 트럼펫소리, 끊일 듯 이어지는 그 낡은 소리는 인간고뇌의 내부에서 들려오는 구원에의 깊은 갈망의 소리일 것이다. 지난 해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잘못과 실수를 했던가. 당구장같이 시끄러운 세상에 헤매고 온 자가, ‘나를 수선해주소서’라고 두 손을 바치는 아침, 깊고 겸허한 새 날이 밝는다.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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