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김정은의 족부
2014-12-30 (화)
장원호
김정은이 요즘 또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다 만들어진 영화의 개봉을 취소했다가 다시 개봉하고 또 인터넷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영화 인터뷰를 보았다. 그 영화 속 김정은도 발과 발목에 문제가 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몇 달 전 처음 김정은이 절뚝거리며 걷는 것이 감지되고 약 한 달이 넘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때 여러 매체에서 그것이 통풍으로 인해 절뚝거리는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그의 가족력이 통풍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김정은이 발목에 낭종이 생겨서 그것을 유럽의료진이 수술로 제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아무리 권위 있는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아도 김정은의 발목은 또 문제가 생길 것이 자명하다. 왜냐하면 그의 걸음걸이가 발 건강에 좋지 않고 키높이 구두를 즐겨 신으며 살을 빼려는 노력 없이 아직도 심각한 비만상태일 뿐만 아니라 당뇨와 통풍이라는 가족력이 있기 때문이다.
Tarsal Tunnel Syndrome (족근관 증후군)은 발목 안쪽 복사뼈의 뒷부분과 아랫부분에 걸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대개 욱신거리거나 찢어지는 듯 한 통증을 호소한다. 처음에는 아프기보다 먹먹한 느낌 때문에 아침과 저녁나절에 불편한 정도거나 가끔씩 통증이 나타나는 정도이다. 그러나 점점 통증의 빈도가 늘어나고 통증의 세기도 커지며 통증 부위가 붓거나 심하면 강낭콩만한 낭종이 생기기도 한다.
손목이 저리고 시린 통증으로 고생하는 가정주부나 요식업종사자 혹은 임산부를 주위에서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 환자들이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 대부분은 Carpal Tunnel Syndrome (손목굴 증후군)일 것이다.
손목에서는 9개의 힘줄과 힘께 하나의 신경이 지나는 굴이 있는데 그곳의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 손목굴 증후군이다. 이와 비슷한 곳이 내측 발목에도 있는데 세 개의 큰 힘줄과 정맥, 동맥 그리고 하나의 큰 신경(Tibial Nerve, 정강신경)이 지나가는 곳이다.
이곳은 평소에도 비좁고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부분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이 더 압력을 받으면 정강신경에 직접 압력이 전달되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함께 그 곳을 통과하는 힘줄 또는 힘줄막 그리고 뼈 주위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족근관 증후군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이유는 많지만 그 중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평발 또는 발의 내전(Pronation, 발과 발목의 내연 부분이 땅쪽을 향하는 것)과 함께 족근관 부위에 압력이 많이 가해져서 신경 또는 힘줄에 무리가 가고 염증이 생기는 경우이다.
몇 달 전 족부칼럼의 김연아의 발(성인평발) 편에서 언급했듯이 중간발의 내측 아치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과 발목이 내측(땅 방향)으로 향하는 상태도 족근관 증후군을 유발시키기 쉽다. 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렇게 유발된 족근관 증후군은 특정 동작을 할 때만 통증이 느껴지거나 특정 질환으로 인한 통증과는 달리 대부분 수술 없이 올바른 보행과 의학용교정깔창(Orthotics, Orthosis), 그리고 소염제 처방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불가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발목 부목을 통해 보행 시 통증을 줄이도록 한다. 혹은 초음파 진단기기의 도움을 받아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시행하면 효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