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은 끊임없이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2014-1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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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인간은 갈수록 강하고, 빠르고, 높이 뛰고, 영리하며, 오래 살도록, 그리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덕분에 지난 수십 년간 무수한 분야의 기록들이 경신됐다. 이런 능력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아무리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도 물리학, 생체역학, 열역학적 한계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파퓰러 사이언스가 과학자들에게 지금껏 연구된 인간 능력의 한계치를 물어봤다. 덤으로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능력 향상법까지 들었다.


■인간의 한계

#육체 능력


▲ 최대 웨이트 리프팅 중량 / 450kg

USC 운동학자 토드 슈뢰더 박사는 세계 최강의 역도 선수라면 최대 450㎏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전에 겁을 먹고 포기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부상방지를 위해 한 번에 활성화되는 근섬유의 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안전장치를 끄면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정신력 강화 훈련만으로 20%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달리기 최고 속도 / 초속 9.4m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가 100m 세계 신기록을 세우자 스탠퍼드 대학의 생물학자 마크 데니 박사는 그의 속도가 인간이 도달 가능한 최고 속도인지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1920년대까지의 기록을 분석한 끝에 언젠가 100m를 9.48초에 주파하는 선수가 나올 거라고 예견했다. 이는 우사인 볼트의 현재 세계기록인 9.58초보다 0.1초 빠른 속도다. 100분의 1초에 승부가 갈리는 세계에서 0.1초의 단축은 엄청난 성과다.


▲ 최대 체중 / 635㎏

비만이 사회문제로 부각될 만큼 인간의 허리둘레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역대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기록된 존 브라워 미노크 이상은 힘들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1978년 그의 체중은 635㎏에 달했다. 스스로 저울에 올라갈 수 없었던 탓에 정확한 수치가 아닌 근사치지만 말이다. LA 소재 갈릴리 비만치료센터의 외과의사 그레그 카이 니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보통 사람은 중력의 5배까지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어요. 체중으로 환산하면 340㎏쯤 되겠네요. 극소수를 제외하면 이 이상 살이 찔 경우 삶을 포기해야 합니다.”


▲ 최대 펀치력 / 4,741뉴튼(N)


2005년 미국 웨인주립대학 연구팀은 올림픽 권투선수 7명을 대상으로 펀치력 측정 센서가 내장된 더미를 가격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신시아 비르 박사에 따르면 선수들의 평균 펀치력은 3,427N, 최대 펀치력은 4,741N이었다. 4,741N은 체중 500㎏의 북극곰을 몸에 올려놓았을 때 받는 힘과 동일하다.


▲ 최대 신장 / 2m 72cm

1930년대 ‘일리노이주의 거인’으로 불렸던 미국인 로버트 워드로우는 뇌하수체 기능항진으로 2m 72㎝까지 자라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엄청난 키가 순환계 장애를 초래해 발에 감각을 느끼지 못했고, 뼈에 가해지는 압박 때문에 보조기 없이는 걷지 못했다. 인간의 키를 연구하는 리벤트로피 어소시에이츠의 토마스 사라마스 박사는 영양상태가 아무리 좋아져도 인간의 평균키는 2.1m를 넘길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그의 연구에선 키가 152㎝에서 1인치(2.54㎝) 자랄 때마다 수명이 6개월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대 지능지수 / IQ 198

2012년 성인용 IQ 테스트를 받은 아브데살람 젤로울의 198이 역대 최고 지능지수다. 다만 이는 극소수 영재의 얘기일 뿐 아인슈타인의 IQ 160 정도면 인류 최상위 지능이라 봐야한다. 이 점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신경생물학자 사이먼 라플린 박사는 인간의 두뇌가 이미 처리능력의 한계에 근접해 있다고 본다.


▲ 최고 가청 주파수 / 10만㎐

최근까지만 해도 인간의 가청 주파수는 약 20㎐에서 2만㎐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미 해군 잠수함 의학연구소(NSMRL) 마이클 퀸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수중에서의 인간은 더 넓은 가청 주파수를 가진다. 수중에서 다이버들의 청력을 검사한 결과, 돌고래의 가청 주파수를 뛰어넘는 최고 10만㎐의 소리를 감지한 것. “수중에서의 음파는 마치 진동처럼 머리뼈에서 뇌로 직접 전달됩니다.”


▲ 최대 기억 용량 / 약 100만GB

만일 인간의 뇌에 10억개의 기억 저장 뉴런이 있고, 뉴런 하나가 1개의 기억을 저장한다고 가정해보자. 미 노스웨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폴 레버 교수는 이 경우 인간의 기억 저장용량은 USB 드라이브 수준인 수GB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다행히 각 뉴런은 약 1,000개의 다른 뉴런과 연결돼 있어요. 때문에 저장용량이 대폭 늘어나죠. 단순 계산으로도 100만GB 정도입니다.” 물론 개인의 실제 기억력은 뇌의 기억용량이 아니라 기억을 기록하고 꺼내 쓰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최다 색상 분별력 / 100만개

평범한 사람은 약 100만개의 색상 구분이 가능하다. 단지, 테트라크로맷(tetrachromat)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예외다. 1억개의 색상을 구분하기도 한다. 영국 뉴캐슬대학팀에 의해 2010년 처음 발견된 테크라크로맷들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4가지의 추상체를 갖고 태어나 훨씬 많은 색상을 인식할 수 있다.


■ 전문가 조언: 수명 연장

불로장생은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수명 연장은 가능성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신시아 케니언 박사는 당분이 회충의 장수 유전자를 억제, 20%의 수명단축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한 후 당분 섭취를 줄이고 있다.

80년의 연구기록을 담은 ‘장수 프로젝트’ 논문의 저자인 하워드 프리드먼 박사는 오래 살고 싶으면 열심히 일하라고 강조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경력을 쌓을수록 장수합니다.”

660명을 대상으로 오하이오주에서 수행된 ‘노화·은퇴 종단연구’에 의하면 긍정적 사고를 가진 노인이 평균 7년 6개월을 더 오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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