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정비된 북미 최대 마우셀리움
그랜트 장군부부 나란히 잠들어
1912년 일본인 그룹 2,500 그루 벚꽃나무 기증
’미.일 우호의 상징’...매년 4월25일 상징적 날로
■ 대리석으로 정비된 영묘, 그랜트 장군 기념관
리버사이드 교회 앞은 자동차가 내달리는 리버사이드 드라이브가 자리해 있다. 그 길을 따라 길게 자리한 녹지대가 바로 리버사이드 팍 (Riverside Park) 이다.
약간의 경사지대를 올라 강변을 따라 걷자, 이번에는 북미 최대 규모의 마우셀리움 건물이 하나 나온다. 이름 하여 ‘그랜트 장군 기념관 (General Grant National Memorial)’. 이곳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사령관을 맡아 훗날 대통령에까지 오른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50달러 지폐의 모델)의 묘소로서 1897년 4월에 완성되었다.
대리석으로 정비된 일종의 영묘 안에는 그랜트 장군과 그의 아내 줄리아의 묘가 나란히 자리한다. 마치 경주 석굴암 속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처럼 빛이 스며드는 천정에서 엄숙한 기운을 느낀다.
그 입구 위에는 그랜트 장군이 남긴 유명한 말 ‘우리에게 평화를 달라 (Let Us Have Peace )’가 새겨져 의미를 더한다. 비록 집권 당시만 해도 자본가 중심의 정치를 방관하고 독직이 잇달아 혹평을 받았지만, 한 시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명성만큼은 이곳에 건재한 듯하다.
■ 미.일 우호의 상징, 사쿠라 팍
한편 그 기념관의 동쪽으로 이어져 벚꽃 나무가 우거진 곳이 ‘미일 우호의 상징’ 사쿠라팍 (Sakura Park )이다. 일본이 메이지에서 다이쇼로 연호가 바뀐 1912년 4월 25일, 뉴욕 주재 일본인 그룹이 시 정부에 2,500 그루에 이르는 벚꽃 나무를 기증하며 공원이 조성되었다. 오픈식에는 약 5,000명의 요인이 참석했으며, 이 날은 미일 우호 관계의 상징적인 날로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사실 미국에서 벚꽃 하면, 매년 3월마다 열리는 벚꽃 축제가 유명한 워싱턴 DC 포트맥강 연안이 유명하다. 하지만 뉴욕 역시 그 명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엄밀하게 말해 둘은 형제 관계나 마찬가지. 바로 워싱턴과 뉴욕의 벚꽃 모두 시즈오카현에서 키운 묘목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국에 대규모의 벚꽃나무가 자리한 데는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과학자 다카미네 죠키치의 역할이 컸다. 소화 효소인 다카지아스타제를 발명해 호르몬 물질 아드레날린의 추출·결정화에 기여한 그는, 미국에서 큰돈을 벌어 이를 미일 우호 관계 증진에 기부한다.
1897년 당시 143번가 인근에 살던 그는, 이후 105번가 쪽에 호저를 짓고 살았다. 아울러 1905년에는 회원제 사교클럽인 일본구락부(현 일본클럽)를 만들어 스스로 초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의 일본클럽은 57번가 145번지로 이동해 활동 중이나, 이곳에 거점을 둔 일본계 클럽의 영향력은 추후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에 있어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