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비 목사님

2014-12-08 (월) 12:00:00
크게 작게

▶ 나광수 / LA

그는 여자 옷 도매상이 몰려있는 일명 ‘자바’라고 불리는 곳에서 경비를 선다. 사거리에서 온종일 경비도 서지만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교통정리도 한다. 이른 아침 7시부터 경비를 서는데 자바상 주인들이 차를 몰고 출근을 할 때면 일일이 꾸벅 인사를 한다.

한번은 그의 앞길에 아스팔트가 패여 차들이 지날때 몹시 요동을 치고 어떤차는 그것을 피하고자 핸들을 심하게 틀어 위험하기도 했는데 이 아저씨가 노숙자를 데리고 시멘트로 메운일이 있었다. 사람들이 시에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자, 지나는 이들의 불편이 가슴 아팠다며 잔잔히 웃음을 지어보였다.

또 한 번은 나이 60넘은 사람이 병을 얻어 직장도없고 아는 사람도 없이 주 20달러로 산다고 하자 그를 찾아가 얼마간의 생활비를 전해주었다. 목사님이 장한 일한다고 주위에서 말하자 그냥 돕고 싶었다고 멋쩍어 했다. 그는 매년 정기적으로 불우노인들을 위해 식사대접을 하기도 한다.


그는 자바가 사람들로 북적여 장사가 잘될 땐 몸놀림이 활기차고 기쁨이 넘치는데 장사가 안 될 때는 근심어린 얼굴로 한숨을 짓는다. 이곳은 가게세가 비싸 사장님들의 안색이 안 좋다며 “큰일 났어예! 큰일 났어예!”라고 그 특유의 연한 경상도 억양으로 말한다.

그는 조그만 교회를 섬기고 아내와 세 딸을 가진 가장이기도 하다. 열심히 살면서 삶 속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는 진정한 예수의 제자일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