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용적 학풍 중시하는 미국의 지적 바로미터
전.현직 대통령 3명 비롯 9명의 연방재판소 대법관.43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
미 최초 법학과 개설. 의학박사 수여...‘유수의 티칭스쿨’알려진 사범대학 정평
세인트 존 디바인 성당을 나와 북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거대한 캠퍼스에 드리워진 고고한 아카데미즘과 마주하게 된다. 그건 암스테르담 애비뉴와 브로드웨이 사이, 114~120번가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아이비리그의 명문’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때문이다. 이미 전·현직 대통령 3명을 비롯해 9명의 연방재판소 대법관, 43명의 노벨상 수상자 등을 배출한 이곳은 ‘뉴욕 최고의 명문’이라는 자부심에 더해, 실용적 학풍을 중시하는 미국의 지적 바로미터로도 의의가 크다.
■오바마, 버핏의 모교, 미 최고의 사립대학 중 하나
컬럼비아대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754년에 설립 인가되어 킹스 칼리지라는 명칭으로 개교한다. 당시 재학생 7명이 트리니티 교회의 한 공간을 빌려 배운 것이 시초로 알려진다. 이 때 7명 중 한 명이 바로 ‘뉴욕 도시 건설의 초석을 쌓은’ 드 위트 클린턴이며, 최초의 유학생 중 한 명이 서인도제도 출신으로 훗날 초대 재무장관에 오른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이후 1760년 교회 옆에 자신들이 건물을 지은 뒤, 독립 이후인 1784년 ‘컬럼버스’ 를 여성화한 이름 ‘컬럼비아‘ 로 이름을 개칭했다. 그리고 1857년 49번가 매디슨 애비뉴 일대로 옮기면서 마침내 발전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다. 1896년 종합대학으로 변경, 그리고 1897년에는 현재의 모닝사이드 하이츠 일대로 옮기며 ‘미국 최고의 사립대학 중 하나’로 성장해간다.
현재 2만7,000명에 이르는 재학생과 3,000여명의 교원을 보유한 컬럼비아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워렌 버핏의 모교로도 특히나 유명하다.
■실용적이고 행동하는 학풍
사실 이 거대한 종합대학의 학문적 특징을 간단히 규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인 평판에 기초해 말하자면,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 같은 지적 엘리트 의식을 강조하기보다 실제적이며 행동적인 학풍을 배양시키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뉴욕이라는 도시의 실용주의를 따르는 듯 보이나, 그 이면에는 ‘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그리고 세상과 보조를 맞추는’ 특유의 실사구시 정신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최초로 법학과를 개설한 것은 물론, 의학 박사의 수여도 미국 최초로 알려진다. 또한 퓰리처 스쿨에서 가르치는 저널리즘의 깊이에 더해, ‘미국 유수의 티칭 스쿨’로 알려진 사범대학의 수준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 밖에도 미술관, 지질학 센터, 물리 연구동 등 다양한 부설기관이 눈에 띄며, 알마 매터상과 함께 웅장한 건축물로 알려진 로 기념 도서관은 명물 중의 명물로 꼽힌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