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 던지는 기개라도 …
2014-11-24 (월) 12:00:00
5공 청문회 때 전두환은 반성의 기색 하나 없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대처가 정당한 자위권 발동이었다며 연설을 했고 야당의원들의 질문에는 묵비권으로 일관했다. 전두환이 퇴장하자 특위위원 중 한명이었던 노무현은 분을 참지 못해 명패를 내팽개쳤는데 이 행동은 당시 TV로 생중계되던 청문회를 보며 분노와 답답함을 가졌던 국민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었다.
이미 여러 번의 청문회에서 날카롭고 논리 정연한 질문들로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노무현은 기개와 소신이 있는 정치인으로 부각되며 훗날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한국에서 소위 ‘사자방 비리’ 즉,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위산업 관련 비리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자들을 가려내어 처벌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4대강 사업비와 앞으로 드는 유지비가 80여조원이고, 자원외교로 생기는 부채가 56조원이라고 한다. 이 둘만 합쳐도 130조가 넘는다.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었고 또 이는 국민들이 부담하게 될 부채로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계속 밝혀지는 방위산업 관련 비리와 군기 사건은 아연실색을 넘어 전쟁이 나면 제대로 싸움이나 할 수 있을지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제는 국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최근 선거에서 야당의 지리멸렬로 연전연승한 새누리당은 오만해져 있고, 제 1야당은 분열되고 무기력해져 있다.
5공 청문회를 가능하게 했던 6월 항쟁의 많은 주역들이 재야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도권 정치로 들어갔다. 하지만 정치를 바꾸기는커녕 기존 제도권 정치에 흡수되고 진영 논리 속에 갇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제까지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는가? 하다못해 명패라도 집어던지는 기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