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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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보는 미국역사 (34) 미국의 국가.국기

2014-11-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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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환>

■미국 국가 (The Star-Spangled Banner)
“이보쇼, 저 깃발좀 보랑깨로, 잉! 동트는 새벽빛에 끄떡없이 펄럭거리는 우리 국기 말이여!! …”

필자의 감상을 조금 섞어서 마음대로 의역을 해본 미국 국가의 첫 구절이다. “무슨 번역이 그렇게 촌스럽고 웬 느낌표가 그리 많단 말이요!” 라고 불평하는 독자가 있으시다면 필자는 “옳은 말씀입니다” 라고 일단 동의한 후 “그리고 도중에 한 옥타브 이상 갑자기 뛰는 미국 국가의 곡조는 또 어쩌구요” 라고 반문할 것이다.


혹 미국국가의 가사를 잊어버리시거나 곡조를 제대로 따라 부를 수 없는 독자들께서도 크게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because nobody seems to be able to do that in America!! 이 미국 국가를 정확하게 부르기는 쉽지 않아서 실제로 모든 스포츠 경기를 시작할 때 유명한 가수들이 미국 국가를 독창하는데 거의 모든 가수들이 한두 군데를 틀리거나 아니면 제 편리한대로 조금 변곡해서 부르거나 또 가끔 가사도 틀리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사람들이 비공식적인 국가로 치는 애국가들은 Hail Columbia, My country, Tis of Thee, America the beautiful 등 대여섯 가지가 있는데 그런 노래가 연주되기 시작하면 미국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전부 기립을 하고 가슴에 손을 얹는다. 그런데 ‘The Star-Spangled banner’라는 미국 국가가 불릴 적마다 지금도 미국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데는 아래와 같은 감동적인 미국 역사를 이 국가가 상징하는 까닭이다.

“서부로, 서부로!” 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부개척을 하려다가 신무기들을 쓰는 강력한 미국 원주민들의 저항에 부딪치자 미국사람들은 원주민들에게 무기를 공급해주면서 반미저항을 부추기는 영국이 그 배후에 있다고 생각 하였다.

미대륙에서 영국과 스페인을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우선 영국령인 캐나다를 점령하자면서 대영 선전포고를 해버려서 1812년 미영 제2차전이 시작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전쟁 중 미국은 육상전투에서 번번히 패전 하였고 워싱턴까지 영국군에게 점령되어 국회의사당, 백악관과 몇 개의 공공건물 들이 방화를 당했다.

워싱턴을 점령했던 영국군 4천명은 다시 볼티모어를 점령하고자 하였으나 볼티모어 시민들의 반격이 격렬해지자 공격을 포기하고 전부 Chesapeake만에 정박하고 있는 영국군함들로 후퇴했다. Canada 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의 분풀이로 Baltimore 에 있는 미국의 요새 Fort McHenry 를 1814년 9월 14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밤새 함포사격을 했다고 한다.

Fort McHenry 가 형체도 없이 박멸 되었을 것이라고 미국사람들은 절망하고들 있었는데 Chesapeake 만에 있던 미국 배에 타고 있던 35세 된 젊은 변호사로 아마추어 시인 이었던 Francis Scott Key 가 새벽에 쳐다보니 Fort McHenry 가 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요새위에는 아주 큰 미국성조기가 끄떡없이 펄펄 날리고 있었다.

너무 감격한 끝에 무릎까지 꿇었던지 는 모를 일이나 Key 변호사는 그때의 감격을 시로 읊었고 그 시가 결국은 미국 국가의 가사가 된 것이다. 미국국가의 원곡은 영국 런던에 있는 Anacreontic Society 에서 1760년 중반에 아직 십대소년이었던 John Stafford Smith 라는 사람이 The Anacreontic Song 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 Anacreontic Society 는 변호사, 의사, 기타의 전문직업인 들의 모임인 남자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클럽이었는데 이 클럽은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가지면서 가끔은 Hayden 같은 저명한 음악인들도 초청하였다고 한다. Anacreon 은 B.C. 6세기경의 희랍의 유명한 궁정시인이었는데 Anacreontic Society 는 그 시인 의 풍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이 노래는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 Drinking Song 으로 널리 애창되어오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이상스러울 정도로 Scottish 망년회노래 Auld Lang Syne (Old Long Since, Long Long Ago) 과 아주 비슷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국가인 “애국가” 는 안익태 선생이 애초에 국가로 작곡한 것인데 비해서 미국의 국가는 원래가 Drinking Song이었다니, 쯧쯧쯧.

이 노래를 미국해군은 1889년에, 윌슨 대통령은 1916년에 공식 행사 때에 부르는 노래로 인정하기 시작하였었는데 후버대통령이 재임하던 1931년 3월3일에 미국 국회의 결의로 ‘America the beautiful’을 제치고 정식 미국국가가 되었다.

The Star- Spangled Banner는 네 절이 있으나 대게 첫 한절만 부른다고 한다. 이날 Fort McHenry 에서 휘날리던 초대형 미국국기는 크기 30’x42’ 짜리로 당시의 미국주의 수를 상징하는 별 15개와 줄 15개가 수놓아진 것인데 지금까지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보존 되어있다.

■미국국기
1776년 7월 4일의 미국독립선언 이전에도 여러 종류의 비공식적인 “국기”들이 쓰였다고 하는데 1777년 6월 14일에 대륙의회가 공식적으로 지금의 미국국기의 원조가 되는 국기를 채택하였다 (그래서 National Flag Day는 6월14일).

초기 13개주를 상징하는 빨간 횡단선 일곱 개와 흰 횡단선 여섯 개의 깃발 바탕위에 좌측상단에 푸른색의 작은 직사각형위에 역시 13개주를 상징하는 흰별 13개를 원으로 그려 놓은 것이었는데 별들의 정확한 방향이나 위치나 크기가 규정되지 않았고 기의 종횡비례도 정확히 규정되지 않아서 제작자에 따라 국기의 모양이 조금씩 달랐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원조 국기는 13개의 별이 하나의 큰 별로 바뀌는 등 지금까지 26번의 변경이 있었다고 한다. 별의 수효를 주의 증가에 따라 늘리는 원칙은 1818년 4월4일에 국회가 법률로서 결정하였다.

현재의 국기인 적백색의 줄 13개에 위에 좌측상단에 별 50개를 그려놓은 국기의 디자이너는 1958년에 Ohio주의 Robert G. Heft라는 열일곱 살 난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학교의 과제로 이 디자인을 제출하여서 B학점을 받았다고 하는데 선생님은 Heft군에게 “현재의 점수는B학점이지만 만일 네 디자인이 내셔널 콘테스트에서 일등이 되면 A학점으로 고쳐주겠다”고 농담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1959년도에 미국국회는 Heft 군의 디자인을 국기로 뽑았다고 한다. Heft 군은 학점을 A로 바꾸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별이 51개부터 60개로 될 때까지의 판권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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