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래고 찢어진 ‘빈티지 진’ 매력 속으로…

2014-11-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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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니 진 시들해지며 다시 인기 상한가

▶ 매치업에 따라 로맨틱 혹은 시크한 모습

패션에 있어 청바지를 대체할 만한 것이 있을까. 계절에 관계없이 입을수 있는 실용성은 물론 어떻게 코디를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이 바로 청바지의 매력. 이런 청바지는 낡고 해지고 빛이 바랠수록 명품이 되기도 한다. 바로 빈티지 청바지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왠지 여유롭고 세련된 기품까지 느껴진다.

다시 뜨고 있는 빈티지 청바지를 살펴보자.


[다시 뜨는 빈티지]


유행은 역시 돌고 돈다. 1990년대를 주름잡던 빈티지 청바지가 돌아왔다.

얼마 전 열렸던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아트 디렉터 겸 패션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리는 소피아 산체스 바렌체아의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그녀가 입고 온 것은 다 찢어진 오래되고 남루해 보이는 리바이스 진이다.

바렌체아 뿐 아니다. 요즘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은 앞 다퉈 빈티지 청바지를 입고 이곳 저곳을 누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패션의 핫 플레이스라는 뉴욕 맨해턴이나 LA 멜로즈 거리에는 빈티지 청바지로 코디한 패션 피플을 흔하게 볼 수있다.

원래 빈티지 청바지란 제작 연도가 아주 오래 됐거나 많이 입어 다 해지고 빛바랜 ‘고물 의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개성을 존중하는 멋쟁이들은 이러한 청바지의 연륜을 패션으로 승화시켜 ‘빈티지’라는 이름의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다.

아무래도 빈티지 청바지의 효시는 ‘리바이스 501’일 듯 싶다. 빈티지 청바지가 마지막으로 인기를 끌었던 때는 1990년대. 디젤, 랄프로렌, 리바이스 등 메이저 브랜드들이 빈티지처럼 보이게 만든 ‘뉴 빈티지’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대중화에 성공했었다.


[빈티지 브랜드 봇물]

리바이스 501의 재고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2년 전 이와 비슷한 컨셉으로 시장에 나온 ‘6397’진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패션업계의 빈티지 청바지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커머스 업체인 ‘더 라인’의 공동창업자이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바네사 트라이나 스노는 최근 뉴욕 유명 빈티지 샵인 ‘왓 컴스 어라운드 고스 어라운드’ (What Comes Around Goes Around)와 제휴, 새로운 빈티지 진 셀렉션을 선보인다.

빈티지 청바지의 가격은 천차만별. ‘에어로포스테일’의 50달러대 브루클린 디스트로이드 스트레잇 진에서 400달러에 육박하는 ‘어번 리뉴얼’의 프렌치 웍웨어진, 1,000~2,000달러를 호가하는 럭서리 진까지 종류와 상태에 따라 제각각이다.

빈티지 청바지의 재부상에 대해 온라인 샤핑사이트 ‘파이프라인’의 패션 편집디렉터 로리 트롯은 “10년간 이어지던 스키니진의 인기가 잠잠해지며 이를 대체할 아이템으로 빈티지 진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빈티지 진 어디서 살까]

뉴욕 맨해턴 브로드웨이거리에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단골 부틱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왓 컴스 어라운드 고스 어라운드’다.

1993년 두 명의 젊은이가 설립한 이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스타들의 ‘머스트 고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는 쉽게 구할 수 없는 클래식하고 진귀한 빈티지가 가득하다. 청바지는 물론 가방, 액세서리 등 ‘럭서리한 고물’ 천지다.

물론 가격은 생각보다 고가다. 리바이스 빈티지 청바지는 1,000달러를 넘는 제품도 많다. 동부에서 가장 큰 빈티지 리바이스 컬렉션으로도 유명한 이 업체는 LA 라브레아길(159 S. La Brea Ave. 323-933-0250에도 진출했다.

할리웃의 베벌리길(7161 Beverly Blvd)에 위치한 ‘미스터 프리덤’의 빈티지 진도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프랑스인 크리스토프 로이론이 만든 이 브랜드는 이미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85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빈티지 옷과 신발, 액세서리 등이 판매중이다.

지난 2006년에는 일본의 유명 매뉴팩처러 ‘슈가 케인’과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했다.

이밖에 어번 리뉴얼(Urbanoutfitters.com )은 빈티지 전문브랜드로 빈티지, 리사이클, 리메이드를 모토로 삼고 있는 브랜드다.

완전한 빈티지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덜 남루한’ 브랜드를 찾는다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Re/Dun’고 괜찮겠다. 온라인(redun.com)에서만 판매되며 페인트스플랫터나 마치 기름얼룩 같은 선명한 마크가 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빈티지 룩 어떻게 매치할까]

빈티지 청바지는 어떤 매치업이냐에 따라 로맨틱 혹은 시크하게 보일 수 있다.

사랑스러운 패미닌룩을 원한다면 블라우스가 최고의 선택. 특히 색상은 화이트가 무난하겠다. 이와 반대로 라이더 재킷이나 루즈하거나 라운드 타입 티셔츠를 매치하면 시크한 분위기로 변모한다. 빈티지 진에 있어 신발은 스니커도 무난하다. 깜찍하면서도 보이시한 느낌을 줄수 있다. 물론 여느 청바지와 마찬가지로 하이힐과도 잘 어울린다.

빈티지 룩이 다시 뜨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스트로이드(destroyed)진이라면 청바지 자체의 매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코디에대한 부담은 덜 한 편이다. 티셔츠 하나만 걸쳐도 세련되면서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청바지 자체가 튄다는 점에서 화려한 컬러나 도드라진 스타일은 안 어울릴 수 있다.

디스트로이드 진의 경우 이름 그대로 일부로 찢거나 구멍을 낸 청바지. 캐주얼하고 터프한 분위기가 강하지만 스타일링에 따라 클래식한 느낌에서 청순 발랄함까지 표현할 수 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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