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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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에볼라 신약개발 주도

2014-11-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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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모리대 김백 박사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4명을 모두 살려내 세계의 주목을 받은 조지아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 병원에서 에볼라 신약 개발을 이끄는 한국인이 있다.
주인공은 에볼라와 관련해 미국인의 신망이 높은 이 대학 의과대학원 소아과 교수이자 신약 개발센터 소장인 김백(54·사진) 박사다.

김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 확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주 전인 9월 중순께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약 개발 연구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지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에모리 대학 신약 개발센터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왔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실험실에서 1만 개 이상 화학 복합물의 분자를 분석하는 김 박사와 에이즈·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명성을 날린 레이먼드 시나지 박사를 비롯한 에모리 대학 신약 개발팀을 지난달 29일 비중 있게 다뤘다.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김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와 애리조나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의 로체스터대학 미생물학·면역학 교수를 거쳐 지난해부터 에모리 대학에서 신약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체내 항바이러스 단백질(SAMHD1)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밝힌 김 박사의 연구 논문은 2012년 3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에도 실렸다.
김 박사는 당시 SAMHD1을 이용한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면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도 막는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는 "유전자 복제라는 측면에서 에이즈나 에볼라나 비슷하다"며 "유전자 복제시스템을 연구하던 중 동료와 에볼라와 관련한 새로운 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를 포함한 3명의 연구 리더와 10명의 바이러스 전문 과학자가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볼라 사태 발발 후 에모리 대학 병원이 미 국민의 신뢰를 얻은 것에 대해 김 박사는 "원래 전염병 연구와 치료에서 전문성을 키운 병원이고 바로 옆에 있는 CDC와 협진으로 수준을 높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세계 여행을 하는 까닭에 지역에 머물던 토착병들이 이제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번 에볼라 확산을 계기로 미국이 앞으로 나올 새로운 전염병을 염두에 두고 더 나은 대응 시스템을 수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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