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3)당뇨에 의한 합병증
2014-10-28 (화)
장원호
지난 2회에 걸쳐 당뇨와 족부건강에 대하여 연재하고 있다. 당뇨합병증은 몸 전체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족부에 관련된 합병증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은 말초 기관이자 걸을 때 직접 압력을 지탱하고 신발 또는 지면에 족부의 여러 부위가 직접 접촉되고 마찰되기 때문이다. 지난 회에 언급하였듯이 우리 몸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증상이다.
요즘 어떤 암은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90% 가까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당뇨합병증으로 인하여 족부를 절단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족부를 절단할 정도로 관리하지 않은 당뇨환자는 이미 신체의 다른 기관도 많은 손상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당뇨의 가장 흔한 족부 합병증은 (말초)신경병증으로 발에 이상감각을 느끼게 되거나 감각이 없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환자는 발이 “뜨겁다”, “개미가 기어 다닌다”, “화끈거린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또한 발의 감각이 무뎌져서 뜨거움이나 차가움 떨림 등을 점점 느끼지 못하고 나중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거나 혹은 위와 같은 발의 이상감각이 느껴진다면 바로 내원하여 전문 의료진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한인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당뇨 주치의의 진찰을 받고 체계적인 혈당관리를 하고 그에 따라 족부의 당뇨합병증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교육수준이 낮거나 경제적으로 힘든 환자들은 의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식이요법도 따르지 않아 혈당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할렘지역에서 수련 받을 때부터 족부궤양과 괴사를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의외로 한국에서도 족부 궤양과 괴사로 발과 다리를 절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한 종합병원에서 엑스턴십을 할 때 한국 환자들에게서 미국에서 보던 환자들과 같은 족부 궤양과 괴사를 목격했을 때 한인 의료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 적이 있었다. 그때 지도 교수님은 “한국에서 발냄새와 당뇨발 합병증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당뇨발 합병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발에 상처가 생겨도 모르게 되고 이어서 족부에 궤양이 생기거나 괴사가 일어나도 환자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지역에서 혈당관리를 못하고 또 그 합병증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실제로 검은 비닐봉지에 한쪽 발을 감싸고 온 어떤 환자에게서 족부 전체에 궤양이 진행되고 그 부위에 파리의 유충이 다량 기생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 검은 비닐봉지를 치웠을 때 바닥에 엄청난 양의 유충이 떨어지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피부와 근육 그리고 뼈가 썩어서 냄새가 나는데도 방치를 해서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취침 등의 시간에 파리가 그곳에 알을 낳아 번식하게 된 것이다. 치료는 우선 에틸클로라이드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여 급속 저온으로 유충을 죽인 후 긁어내어 없애고 궤양치료를 하게 된다. 어떤 논문에서는 구더기가 족부 궤양부위에 괴사된 피부와 연조직을 제거하는 것을 도와주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썩어가는 발을 그만큼 방치할 수 있었던 것은 통증이 없기 때문이다.
통증이 없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증상이다. 당뇨발의 문제는 이러한 말초신경병증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고 일단 상처가 나면 아물지 않고 궤양이 되며 뼈에 염증까지 생기고 때론 혈관이 석회화 되거나 막히게 되어 발이 흑색으로 변하고 괴사를 일으키며 잦은 감염으로 인해 전신 감염 증상이 발생하고 결국 족부 절단을 결정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발생한다.
한국의 당뇨발학회에 방문했었다. 정형외과, 감염내과, 심혈관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상처전문 간호사 등의 그룹이 모여서 다양한 치료법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학술회를 진행한지 2년 정도 되는 학회지만 매우 열정적으로 임하는 좌장들과 연자들 또 토론하는 플로어에 있는 의료진들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다.
각각의 담당 전문 분야의 지식과 수술 테크닉이 있고 자부심도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서로 조금 더 referral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고집은 “내 건강은 내가 더 잘 안다.”라고 말하는 환자와 결코 다르지 않다.
그에 비하면 미국의 당뇨발 합병증의 치료는 더 체계적이고 의료진 간의 referral도 잘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인들은 조금 더 발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주위에 많은 전문 의료인들을 만나서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고 진찰 받을 수 있는 혜택 받은 곳에 살고 있다. 3회에 걸쳐 당뇨와 족부 건강을 이야기 하면서 처음에 강조한 이야기를 다시 하면서 마무리를 하려 한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의 건강한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은 당뇨병이 발병하기에 적합한음식이 풍족한 나라이다. 당신의 주치의를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자주 건강검진을 하고 주치의의 처방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으며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주치의에게 추천을 받아 당뇨합병증 관련 전문 의료인을 찾아서 검진을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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