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볼라 궁금증

2014-10-2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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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텍사스의 한 종합병원에서 서아프리카를 여행한 미국인이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하고 이 환자를 돌보던2명의 간호사가 에볼라 진단을 받으면서 미국은 에볼라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그 이유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1976년에 처음으로 과학자에 의해서 발견된 이후로 아직 이에 대한 치료약이나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고 치사율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사는 특정 박쥐의 분비물을 인간이 접촉했을 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지역에는 박쥐뿐 아니라 고릴라나 침팬지 등도 에볼라 바이러스를 채액이나 분비물에 의해서 에볼라를 전염시킬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박쥐나 고릴라 몸에서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인간에 전염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바뀌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초기 증상은 일반 독감증상과 비슷한데 잠복기가 3주 정도 되고 심한 고열과 오한이 오면서 입맛이 없고 심한 두통을 유발한다. 또 근육통과 복통이 계속되다가 수일이 지나면 심한 설사와 구토와 함께 온몸에 발진이 나는데 발진이 진행되면서 피부가 벗겨진다. 이때 심한 탈수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치료와 수액을 대량으로 투여해서 신장이나 간 등의 장기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진행하게 되면 폐혈성 쇼크가 오게 되고 입이나 코 눈 등에서 출혈이 나면서 사망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에볼라 감염에 대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서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한 환자가 심한 독감증상을 보일 때는 입원 격리치료와 함께 조기에 수액 및 증상치료를 해서 면역기능을 보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에볼라 감염에 대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을 몇 가지 정리해 봤다.

첫째, 에볼라는 기침이나 공기에 의해 타인에 감염이 될 수 있는가? 에볼라 바이러스는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와는 달리 기침이나 공기에 의해서 감염이 되지 않는다. 만약 에볼라가 독감처럼 비말감염으로 전파된다면 아프리카에는 수백만명의 에볼라 감염환자가 있을 것이다. 에볼라는 땀, 대소변, 구토 등 환자의 체액 접촉에 의해서만 전염이 된다.

둘째, 에볼라는 나이가 많거나 면역이 약하면 사망률이 높아지는가? 고령이나 심장질환, 암환자, 신장투석환자는 면역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에볼라에 감염되는 경우 젊고 건강한 성인에 비해서 심하게 앓고 사망확률이 높다. 독감이나 폐렴 같은 경우와 같다고 보면 된다.

셋째, 에볼라가 1920대 스페인 독감처럼 전세계를 휩쓸고 많은 사망자를 낼 것으로 보는가?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천수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그 이유로 에볼라는 공기로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감염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환자를 격리하고 체액 접촉을 막으면 되기 때문에 신종플루 때보다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이 쉽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의 사망률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고된 자료를 보면 감염된 환자의 70~90% 정도가 사망했는데 대부분 심한 탈수로 인한 폐혈성 쇼크와 출혈로 사망했다. 미국인 감염환자 6명 중에는 1명만 사망했고 나머지는 생존했는데 이는 적극적인 증상치료가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이영직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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