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사망자 간호사 확진 판정 ..최초로 본토 감염
▶ 보스턴에도 의심환자...한인들 “동부 확산 불안”
미국에서 또 다시 에볼라 확진 판정 환자가 나왔다. 서아프리카가 아닌 미국 본토에서 에볼라에 전염된 첫 번째 사례로 확인되면서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2일 텍사스 댈러스 소재 텍사스 건강장로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텍사스 건강장로병원은 지난 8일 에볼라로 사망한 라이베리아계 미국인 남성 토마스 에릭 던컨<본보 10월9일자 A1면>이 치료받던 곳으로, 이번 에볼라 확진판정을 받은 간호사 역시 던컨의 치료를 맡아 수차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간호사는 10일 오후부터 미열 증상을 보이면서 곧바로 격리조치 됐고, CDC에 의해 11일 예비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얻은 후 이날 확진 판정으로 이어졌다. 해당 간호사는 던컨 치료 과정에서 장갑과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완벽하게 갖춰 입었던 것으로 전해져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됐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DC 탐 프리든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느 시점에 안전규정 위반이 있었고, 그것이 전염을 유발했다”면서 “현재 안전규정이 작동하고 있으나 그 규정 가운데 하나만 제대로 안 지켜도 전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간호사가 또 다른 누군가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댈러스를 중심으로 미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프리든 소장 역시 “현재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추가 노출자 발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음을 인정했다.
뉴욕일원 한인사회 역시 이번 사태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뉴욕과 가까운 매사추세츠 보스턴 인근의 한 병원에서도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뉴욕의 경우 존 F. 케네디(JFK) 공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여행객의 출입이 가장 활발한 곳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에볼라 전염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JFK 공항에서는 11일 에볼라 감염국에서 항공기를 탑승한 승객에 대한 ‘입국 전 체온 검사’가 미국내 공항에서는 가장 먼저 시작됐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양모(43)씨는 “얼마전 미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로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기가 꺼려진다”며 “많은 한인들이 무보험인 현 시점에서 에볼라와 같은 무서운 전염병의 창궐은 상상만 해도 두렵기만 하다”거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일각에선 아직 비관론을 불러오기엔 이르다는 주장이다.
에볼라는 감염경로가 주로 침, 땀 등 체액, 분비물, 혈액 등을 매개로 감염이 되기 때문에 호흡기로 감염이 되는 사스(SARS)나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보다는 점염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아프리카와 달리 인구밀집도가 높지 않고, 보건환경이 훨씬 낫기 때문에 에볼라가 급속도로 퍼질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0일을 기준으로 총 8,399명이 감염돼 4,0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치사율로 따지면 약 48%다. <함지하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