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인 가구 시대

2014-09-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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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혁명 이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가족이 사회의 중심을 이뤘다. 인구의 절대 다수가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는데 바쁜 농번기에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 한 사람이라도 가족 수가 많은 집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농사일보다는 공장에 취직해 밥을 벌어먹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대가족은 해체되고 부모와 가족으로 구성된 핵가족이 탄생했다. 어차피 자기가 벌어 자기와 처자식이 먹고 사는 데 가족 수가 많은 것은 별 보탬이 되지 않았고 일 안 하는 군식구는 오히려 살림만 축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들어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시 가구 형태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이제는 부모 자식으로 이뤄진 핵가족도 아니고 혼자 사는 싱글 가구가 늘기 시작한 것이다. 싱글 가구 증가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전통적인 결혼 관습이 무너지면서 혼자 사는 데 대한 부담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배우자를 잃고도 혼자 오래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안정적인 직장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1960년대까지도 미국 내 25세 이상 성인 중 평생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9%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20%에 이르고 있다.

전에는 ‘지금은 가난하지만 결혼해 돈을 모으자’는 생각을 가진 남녀가 많았지만 이제는 ‘상대방이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퓨 연구소가 싱글 여성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78%가 남편의 경제적 능력은 매우 중요하며 이것이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자격을 갖춘 남성은 여성 100명 당 65명에 불과해 결혼 성사에 장애가 되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능력 있는 남성을 구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싱글족의 증가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까지만 해도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전체의 37%로 제일 많았고 1인 가구 24%, 부부 가구 15% 순이었지만 2030년이 되면 1인 가구가 전체의 34%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통계청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미 한국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인기고 큰 주택은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식당도 혼자 와 먹기 좋게 칸막이를 한 1인 식당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어떻게 사느냐는 각자의 선택이라지만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사회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2세 출산과 올바른 양육이 필수적인데 1인 가구가 다수인 사회에서 이것이 잘 이루질 것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결혼을 장려하는 국가적 캠페인이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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