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도 그런 부조리가 없다. 불가항력이란 설명으로도 그렇고. 하여튼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그럴 때 중세의 유럽인들은 ‘Oh, my God!’을 외쳤다고 한다.
‘하나님(God)’은 더 이상 삶의 주 단어가 아니다. 그런 현대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Nonsense!’를 연발한다고 하던가.
‘도대체…’란 말밖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대한민국 권부의 화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검찰조직을 말하는 것이다. 그 조직의 한 모퉁이를 담당하고 있던 한 지방검찰의 수장이 옷을 벗었다.
야음을 타 길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면서 음행을 저질렀다고 했나. 처음에는 잡아뗐다. 그러다가 하나 둘 물증이 드러나자 황급히 사표를 제출하고 만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바람 때문이 아니다. 부정부패 때문도 아니다. 한 밤 중 길거리에서의 음란행위가 드러나 옷을 벗었다니.
그 망측한 사건이 불거진 타이밍도 그렇다. 유병언을 잡겠다고 보통 난리를 떤 게 아니다. 국가의 공권력을 총 동원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체포가 임박한 듯이 호언장담을 했다. 그런데 유병언은 시신이 돼 발견됐다.
검찰이 보통 망신을 한 게 아니다. 그런 마당에 또 다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군 내무반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그뿐이 아니다. 병영 내 가혹행위로 한 일병이 숨졌다. 이는 그러나 빙산의 일각 중에 일각이었다. 갈 데 까지 갔다고 해야 할 정도로 병영 가혹행위는 만연돼 있었던 거다.
병영 10년 대계니 어쩌니, 뒤늦게 여기저기서 쇄신책이 제시되고 있다. 그 와중에 또 괴이한 일이 불거졌다.
최전선을 담당하는 1군사령관이 물러났다. 왜. 병영가혹행위에 군사령관으로서 통렬한 책임감이라도 느껴서인가. 그게 아니다. 만취해 현역 대장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켜서라는 것으로 이 역시 창군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이 해외나들이에 나섰다. 그러니 군사령관은 위수지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런데 자리를 벗어났고 만취한 상태에서 민간인과 시비를 벌렸다. 그것도 대장 제복을 입은 채.
그 사고 직후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니까 두 달도 전 일이다. 그리고 일파만파 드러난 게 병영가혹행위다. 그 두 달 동안 당국은 쉬쉬 하다가 뒤 늦게 전역처리 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지경에 이르렀나. 집단윤리실종이 가져온 현상이 아닐까.
그 결과 정치권을 지배하는 것은 진영논리이고, 공직사회의 대세는 집단의리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부패했다. 무능하다. 그러면서 치부 덮기에만 급급한, 그런 집단의리 말이다.
‘도대체 왜들 그러나…’ 황당하기만 한 서울 발 뉴스. 그 뉴스를 접할 때마다 절로 나오는 한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