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화된 미술관, 문화진흥 중추적 역할 다해
독일-오스트리아의 장식 예술과 회화중심 전시 개최
■ 노이에 갤러리
대부호의 저택이 미술관으로 전용된 뮤지엄 마일의 전통과 달리,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는 두 명의 미술 애호가에 의해 독일-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으로 오픈했다. 아트 딜러 서지 사바스키와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의 설립자 로더 여사의 아들 도널드 로더가 1968년 86번가 코너에 터를 잡았다. 일찍이 미술에 대한 심미안이 남달랐던 둘이 독일·오스트리아의 장식 예술과 회화 중심의 특화된 미술관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사실 이 미술관은 여타 뮤지엄과 비교해 상설 컬렉션이 두드러지진 않는다. 그저 2006년 6월 당시 미술사상 최고가인 1억 3,500만 달러에 구입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정도가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이에 더해 요제프 호프만, 에곤 쉴레,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의 작품이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다.
도리어 그보다는 관내 소장품을 통한 전시에 한정 짖지 않는 개방성으로, 외부 작품과 병용한 특별전 개최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특별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탄압 속에 퇴폐 예술로 공격받은 미술 작품들에 대한 전시가 열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자수.레이스.텍스타일 등 장식 예술품 특히 유명
■ 쿠퍼 휴이트 디자인 미술관
91번가의 호젓함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대저택이 ‘혁신 디자인의 보고’ 쿠퍼 휴이트 디자인 미술관 (Cooper-Hewitt National Design Museum) 이다. 현재 세계 최대의 연구, 교육 기관인 스미스소니언협회 산하에서 운영되는 이곳은 국가적 차원의 디자인 연구와 문화 진흥에 중추적 역할을 다한다.
당초 이곳은 1903년 완성된 카네기의 저택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그가 지은 저택이 미술관으로 변모한 것이 1972년의 일로 사후 50년이나 지난 뒤였다. 1897년 피터 쿠퍼의 손녀와 뉴욕시장 에이브럼 휴이트의 자손이 함께 문을 연 ‘쿠퍼유니언 스쿨 갤러리’가 일시 폐쇄된 뒤, 이곳으로 이전해 재오픈 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자수나 레이스, 텍스타일 등의 장식예술품이 특히 유명하며, 17세기 프랑스 왕정시대에 만들어진 레이스 컬렉션의 경우 희소가치가 높다고 알려진다. 현재는 중국 한 왕조 때의 유물부터 애플사의 iPad까지 두루 전시되어 있으며, 매년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를 개최해 주목을 받곤 한다. 현재 25만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자인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 2012년 인근 할렘에 디자인 센터까지 오픈했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