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건강칼럼/ 좌골신경통

2014-08-12 (화)
크게 작게
박지혁<자생한방병원 뉴저지분원장>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있는 환자들이 종종 듣게 되는 ‘좌골신경통’ 이란 말은 사실 질환명이 아니라 통증 양상을 말한다. 필자의 병원에도 단순히 좌골신경통을 고칠 수 있냐는 문의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사실 진단적으로 정보가 매우 부족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좌골신경통’ 자체를 환자 본인의 병의 원인으로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좌골신경통은 요통과 동반되기도 하는, 엉덩이로부터 다리로 이어지는 잡아당기는 듯 한 혹은 터질 듯 한 통증의 이름이다. 마치 위염, 위궤양, 위산역류, 위암 등의 공통된 증상은 단순히 ‘복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좌골신경통은 어떤 질환의 원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좌골은 엉덩이에 있는 골반 뼈 중 하나의 이름이고 좌골신경은 엉덩이 뼈 안쪽으로 지나가는 엄지 손가락만한 굵기의 제법 큰 신경이다. 이 신경은 허리에 있는 척추에서 갈라져 나와 엉덩이뼈를 지나서 허벅지, 무릎 뒤, 종아리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허리나 엉덩이 부위에서 이 신경이 무언가에 압박을 받으면 당연히 이 신경이 지나가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이 전달될 수 있다.

좌골신경통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는 허리 디스크 탈출증, 퇴행성 척추 질환, 척추관 협착증, 척추 전방 전위증, 이상근 증후군 등이 지목되고 있다. 즉 척추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 디스크가 다양하게 튀어 나오거나, 척추 뼈가 변형되었거나, 엉덩이 깊은 곳의 근육 (이상근) 이 긴장되어 좌골신경을 압박하여 그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상근 증후군의 경우, 엉덩이에 힘을 주거나 엉덩이가 눌릴 때에 증상이 악화된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 질환들 중에 어느 것이 진짜 원인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통증의 위치나 양상으로만은 알기 힘들고 X-ray 나 MRI 등 영상진단을 통하여 정확히 진단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좌골신경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증상에 맞는 적절한 진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디스크 탈출증 만을 원인으로 지목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디스크 수술을 받은 이후에 그래도 좌골신경통이 계속되는 경우, 결국 이상근 증후군이었다고 밝혀진 경우도 있다.

또는 좌골신경통이라는 증상만 가지고 이에 대한 임시적인 치료만 그때그때 반복하다가 신경손상이 악화되어 다리의 마비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다리에 마비가 오는 경우 집중치료를 하더라도 치료시기가 늦어서 약간의 후유증이 평생 남는 경우도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좌골신경통은 신경이 압박이 매우 심해서 다리에 힘이 점점 많이 빠지거나 대소변 장애가 있는 5% 정도의 심각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한의 치료로 최대한 보존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우선 디스크나 뼈, 근육 사이에 접촉으로 인한 좌골신경부위 염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약치료로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손상 받고 있는 좌골신경세포의 재생을 돕고, 주변 근육인대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아울러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되는 허리나 엉덩이 부위 근육 긴장을 침 치료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풀어주고, 비뚤어진 척추나 골반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손으로 밀고 당겨 교정하는 추나요법으로 바로 잡아 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