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번 돌아오는 전 세계인의 축제다. 그 월드컵이 끝난 지 불과 한 주 남짓이다. 그런데 벌써 상당히 먼 어제의 일 같다. 졸전을 벌인 한국 팀. 그 브라질 월드컵 현장이 감동의 무대가 되지 못한 탓인가.
열기에 차 있다. 아니, 열기를 벌써부터 고조시키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2018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의 분위기다.
푸틴이 나서서 한 마디 한다. 월드컵 역사상 전례가 없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거다. 선수단은 물론이고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무비자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한 것이다. 대 국민용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러시아는 사상 처음 월드컵을 개최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게 된다고.
벌써부터 엄청난 돈이 퍼부어 지고 있다. 카잔, 소치 등에 이미 3개의 경기장이 건설됐고 모스크바의 새 경기장도 완공단계에 있다.
인프라건설투자에만 들어갈 예상 총비용은 170억여억 달러다. 소치 동계올림픽 경우를 감안하면 앞으로 들어갈 실제비용은 두 배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사상 최대 경비가 소요된 브라질 월드컵(120여억 달러)을 크게 웃도는 극히 비싼 월드컵이 될 전망인 것이다.
천문학적인 경비가 들어간다. 경제는 엉망인데도. 그 월드컵 개최에 왜 그토록 열광하고 있는 것인가. 러시아 국민의 자부심 때문인가. 아니면 남다른 축구 사랑 때문인가.
그도 저도 아니다. 푸틴의 자만심, 허영심을 충족시킨다. 그리고 체제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러시아에 집결한다. 그 월드컵 개최를 통해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전능한 푸틴’이라는 거다.
이미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그 자기과시의 맛을 보았다. 때문에 돈이야 얼마가 들든, 경제적 부가가치가 얼마든 관계없다. ‘위대한 푸틴’을 각인시켜주기만 하면 된다. 오직 그 목적 달성을 위해 가장 비싼 월드컵을 몰아 부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푸틴의 자만심을 무너트려라’-. 말레이시아 민항기 미사일격추와 관련해 들려오는 소리다. 용서할 수 없는 잔혹한 만행이다. 그 반(反)인륜범죄의 책임 소재가 ‘푸틴의 러시아’로 드러나면서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움직임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제안도 나온다. 2018 월드컵 개최를 둘러싸고 최종 경쟁을 벌였던 나라가 네덜란드다. 그 네덜란드 국민이 말레이시아 항공 참사에서 가장 많이 희생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개최를 박탈하고 네덜란드에서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FIFA에게도 한 마디 했다. 부정부패로 얼룩졌다. 브라질 월드컵개막 전후에 폭로된 사실이다. FIFA가 그 불명예를 어느 정도 씻을 수 있는 길이 바로 푸틴으로부터 월드컵 개최권을 빼앗아 오는 것이라는.
월드컵의 앞날이 험난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