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8대 상의에 필요한 것

2014-07-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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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훈 경제부·부국장대우

LA 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 제38대 회장단이 지난 1일 힘차게 출범했다. 38대 상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석호 회장, 알렉스 차 수석부회장, 박진경·이재원 부회장 등 회장단이 모두 40대라는 점이다.

지도부에 ‘젊은 피’ 수혈이 이루어져 모처럼 상의 내부에서 활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차 수석부회장과 박 부회장은 어릴 적 이민 온 1.5세이다. 이민 1세 중심으로 운영돼 온 한인사회 대표적 경제단체 리더십에 미국서 교육받은 1.5세들이 입성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난 37대와는 달리 38대 회장단은 단독출마·무투표로 당선됐다.

케니 박 전임 회장이 치열한 선거전을 벌인 끝에 경선에서 로렌스 한 이사를 누르고 힘겹게 당선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회장·이사장 경선을 연달아 치르며 ‘상처뿐인 영광’을 얻은 37대 상의는 오랫동안 극심한 선거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아직도 선거 당시 반대편에 섰던 인사들 간에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박 전 회장은 전 회장 당선이 확정되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선거후유증 때문에 꽤 오랫동안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선거는 치르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선거 없이 상의 수장자리에 오른 전 회장은 박 전 회장처럼 선거후유증에 시달리지는 않겠지만 그 역시 회장 당선이 확정된 후 갑작스럽게 불거진 상의 웹사이트 폐쇄 해프닝 등으로 취임식도 하기 전에 큰 흠집이 날 뻔했다.

상의 웹사이트를 관리해 온 한인업체가 웹사이트 관리·운영비, 홍보물 제작비 등 3,800여달러의 대금을 상의로부터 제때 지급받지 못했다며 사이트를 폐쇄해 일어난 이 사태는 양측이 며칠 간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상의가 대금을 지불하고 서로 비즈니스 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

웹사이트 파동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 회장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메일 투서’ 사건이 터졌다. 자신을 상의 이사라고 주장한 인물이 38대 부회장에 당선된 인사 중 한 명이 기업 스폰서로 상의에 들어왔고 소속 기업의 후원계약이 종료돼 이사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부회장이 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몇몇 한인 언론사에 보낸 것이었다.

이 또한 전 회장 측의 적극적인 해명과 이메일 발신자의 떳떳하지 못한 행동으로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전 회장은 회장 당선이 확정된 날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상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단체, 한인사회 경제발전에 앞장서는 단체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전 회장 체제가 출범한지 한 달이 채 안됐지만 회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회계 프로그램 ‘퀵북’ 및 MS 엑셀 온라인 비디오 세미나, 온라인 사업 창업과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는 ‘온라인 비즈니스 세미나’, 한국 대학생들을 LA로 초청해 상의 이사들이 멘토가 되어주고 성공한 한인 기업들을 탐방하게 하는 ‘글로벌 창업자 과정’ 등 몇몇 신사업이 벌써 런칭돼 38대 회장단의 넘치는 의욕을 보여줬다.

엊그제 열린 이사회에서 상의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명진 전 회장이 이사장에 선출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이를 두고 전 회장-최 이사장 ‘황금콤비’가 탄생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봉사단체가 해야 할 일이지만 당장 상의에게 필요한 것은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이다. 회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여러 사업과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리더십에는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어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 아닐까. 전 회장이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리더, 일만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리더가 아닌 남을 배려하는 리더, 올바른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사람들이 38대 상의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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