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7-01 (화) 12:00:00
오랜만에 만난 후배는 기공을 한다 했다.
몸을 여는 일이라 했다
몸에 힘을 빼면
몸에 살이 풀리고
막힘과 맺힘 뚫어내고 비워내
바람이 들고 나는 몸
바람둥이와 수도사와 예술가의 몸이 가장 열려 있다고 했다
닿지 않는 곳에서 닿지 않는 곳으로
몸속 꽃눈을 끌어 올리고
다물지 못한 구멍에서 다문 구멍으로
몸속 잎눈을 끓어 올리고
가락을 타며 들이마시고 내쉬고
그렇다면 바람둥이와 수도사와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란
바람을 부리고
바람을 내보냄으로써
저기 다른 몸 위에제 몸을 열어
온몸에 꽃을 피워내는
그러니까 바람을 피우는 일 아닌가!
- 정끝별(1964-) ‘바람을 피우다’ 전문
바람둥이와 수도사와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 바로 기공, 몸을 열어 바람의 꽃을 피우는 일이라 한다. 몸의 열망과 몸의 그리움, 그 벽과 살이 몸속에서 자유로워질 때 그것이 연애이며 예술이며 종교라는 것이다. 그들 사이에 혹 순서가 있어 세속의 질서를 따진다면 수도사, 예술가, 그리고 바람둥이 순서가 될까? 그러나 아닌지도 모른다. 모두 기공을 한다는 데서 방법적으로 똑 같은 선에 놓여있는 것이라고 이 시가 재미있게 귀띔해주고 있지 않은가.
-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