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4-06-12 (목) 12:00:00
크게 작게
내 혼은 사북에서 졸고
몸은 황지에서 놀고 있으니
동면 서면 흩어진 들까마귀들아
숨겨둔 외발 가마에 내 혼 태워 오너라

내 혼은 사북에서 잠자고
몸은 황지에서 물장구 치고 있으니
아우라지 강물의 피리 새끼들아
깻묵같이 흩어진 내 몸 건져 오너라

- 이성복 (1952-) ‘정선’ 전문



지금은 강원랜드 카지노가 들어서 있는 사북의 하늘 아래 한 영혼이 제 몸을 찾고 있다. 사북과 황지 사이가 생과 사만큼이나 먼 것인가. 사북에서 졸고 황지에서 물장구치는 몸을 혼은 만나지 못한다. 내 혼을 찾아오라, 내 몸을 건져 오라, 구비치는 검은 산맥의 리듬을 타고 죽은 이가 부르는 정선 아리랑. 검은 깻묵같이 흩어진 막장의 노래가 슬프고 허허롭다.

- 임혜신<시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