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발톱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2014-06-03 (화)
장원호
지난 칼럼에서 성병과 족부질환에 대해 알아보면서 족부만 보고 몸의 이상을 알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독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발톱을 보고 알 수 있는 전신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단순히 일반화하여 일반적인 발톱의 변형을 큰 질병으로 오해하여 걱정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족부의는 환자의 족부를 검사할 때 혈관, 피부, 근골격, 신경 등 기본적인 검사를 먼저 하고 내원한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진찰하게 된다. 내원한 이유에 대해 진찰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이것에 대해 문진하게 되는데 원래 다른 이유로 내원한 환자들은 자신이 생각지 못한 전혀 다른 질환에 대해 족부의가 문진하기 때문에 환자는 당황하게 된다. 족부질환으로 내원하여 다른 질환도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이니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꼭 받기 바란다.
오늘의 주제인 발톱의 변형은 위의 기본적인 검사 중 주로 피부질환을 검사하다가 나타나는 경우에 해당된다.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발톱의 변형은 발톱무좀에 의한 변형이다. 소아청소년부터 노인환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질환이 오래 진행된 노인환자 그리고 당뇨나 각종 면역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완치가 쉽지 않다. 그러나 소아청소년 또는 젊은 환자 중에서 경구용과 국소성 항진균제 그리고 레이저 치료를 병행해도 치료의 경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 다른 과에서 족부과나 피부과로 환자들을 문의하게 되는데 드물게 ‘노란 손발톱 증후군’을 발견하게 된다. 노란 손발톱 증후군은 주로 폐에 질환이나 림프종과 관련이 있는데 발톱이 천천히 자라고 노랗고 두꺼워지며 변형이 진행되는데 그 증상이 손발톱 무좀과 같아 항진균제로 치료를 시작하게 되지만 그 경과가 좋지 않아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손발톱 샘플이 채취하여 병리학적인 검사를 해도 진단이 명확히 안 되기 때문에 의사는 반드시 환자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고 노란 손발톱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환자의 주치의와 상의하여 클래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 처방을 해야 한다. 예후는 좋은 편으로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병력에서 폐질환이나 림프종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치료 전 환자의 주치의와 증상에 대해 논의하고 폐질환이나 림프종 검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위의 경우에는 손발톱의 변형이 손발톱 무좀과 비슷하여 분별 진단이 어렵지만 아래의 증상들은 비교적 그 변형이 손발톱 무좀과 상이하기 때문에 쉽게 구분된다. ‘숟가락손발톱’은 말 그대로 손발톱이 숟가락처럼 옴폭 파인 모양으로 변형된다. 그 변형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는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숟가락손발톱은 대게 저색소빈혈로 인해 발생하는데 환자가 병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철분 결핍성 빈혈의 경우가 많은데 먼저 피검사 등을 통해 주치의와 논의하여 증상의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어떤 환자들에게서는 한번 변형된 손발톱이 영구적으로 남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다른 합병증으로 인한 손발톱 뿌리의 변형을 의심하여야 한다.
숟가락손발톱과는 반대로 손발톱이 위로 볼록하게 변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곤봉형 손발톱증’이라고 한다. 많은 전신질환들과 관련 있는 증상으로 2008년 논문에 의하면 내과에 입원한 환자 중 1% 정도가 이 곤봉형 손발톱증을 보였으며 그 중40%는 심각한 질환에 의해 발생되었다고 보였고 나머지 60% 정도는 아무런 병증이 없이 변형된 경우로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되어있다. 곤봉형 손발톱은 크게 폐, 심장, 소화기 및 간, 그리고 갑상선 질환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논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60%는 원인 규명이 어렵고 어떤 학자들은 유전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테리 손발톱증은 주로 저알부민혈증으로 인한 간경화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보통 건강한 손발톱은 몸에 가까운 쪽에 조그만 흰 부분(Lunula, 속손발톱)이 있고 나머지 말초부분이 연홍색을 띈다. 하지만 테리 손발톱증의 경우 흰색 부분이 손톱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나머지 3분의 1의 말초 부분이 연분홍색을 띈다. 위에 언급한 간경화증 이외에 간부전, 당뇨, 심장부전, 갑상선기능항진증, 영양결핍 등에서도 이러한 테리 손발톱증이 발생한다. 이와 비슷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손발톱의 변형으로 ‘뮤르케 손발톱’이 있는데 손톱에 가로로 주로 흰색의 밴드가 생기는데 손발톱이 자람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특징이다. ‘미스 라인(Mees’ Line)’ 또한 손발톱에 가로로 흰색의 라인이 생기는데 이 흰색 라인은 손발톱의 성장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미스 라인은 주로 비소 중독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호즈킨병, 심장부전, 한센병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테리 손발톱증, 뮤르케 손발톱증, 미스 라인 등은 전신질환의 빠른 진단을 도와주기 때문에 환자는 주치의와 함께 원인 질병을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발톱에 아주 미세하게 오목한 부분이 조밀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소와 손발톱’이라고 부른다. 지난 회에 언급한 라이터증후군과 관련 있으며 특히 건선과 건선을 동반한 관절염과 함께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환자군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데 이는 소아 관절염이나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위의 언급한 증상들이 바로 전신질환의 확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인지하고 전문 의료진을 찾는다면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항상 족부의 위생에 신경 쓰고 자주 살피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손쉬운 방법이고 또한 손톱뿐 아니라 발톱에도 함께 신경 쓰는 것을 생활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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