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4-05-20 (화) 12:00:00
크게 작게
저 쬐그만 것들
안간힘을 쓰며
찌뿌린 하늘을, 요동치는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작아서, 작아서
늘 아름다운 것들
밑에서, 밑에서
늘 서러운 것들

- 조태일 (1941-1999) ‘이슬 곁에서’ 전문



작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영혼이 맑은 사람이다. 슬픈 사람을 사랑하고 서러운 이들을 보듬는 사람은 가슴이 따스한 사람이다. 찌뿌린 하늘, 요동치는 우주 속에서 풀꽃처럼 작게 피어나 저 무거운 세상을 받치고 있는 이들.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삶을 내어주는 이는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다. 높이 오르려는 경쟁의 사닥다리가 아니라 낮은 곳에 몸을 굽히는 착한 마음, 5월의 하늘아래 다시 되새겨본다.

-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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