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5-08 (목) 12:00:00
나는 어버이 기를 늦게 받고 태어나
아버지께선 ‘우리 막내’라 하셨지.
어느새 30년이 지났건만
한 번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했네.
무덤 속 비록 어둡고 고요하지만
옛사람은 여막을 짓고 3년을 섬겼네.
돌이켜 생각하니 신유년 봄에
통곡하며 묘소를 하직하고
말 먹일 겨를도 없이 황급히 떠나며
의금부 관리에게 핍박을 당했네.
변방을 떠돌면서
9년 동안 겨우 두 번을 찾았거든
무덤 앞의 두 그루 나무는
가지와 잎이 변함없이 푸르네.
인간의 삶 너만도 못해라
돌아보지 아니함 이리 쉬우니.
- 정약용 ‘어버이 무덤가에서’ 전문
요즘 젊은이들은 다 도시로 떠나고 시골엔 노인들만 계시다고 한다. 혼자 사시는 노인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바쁘다는 이유, 사는 것이 힘들고 고달프다는 이유로 혹시 어버이를 돌아보지 않고 있는가, 생각하니 나 자신 죄스럽고 가슴이 아파진다. 여막 짓고 3년을 섬길 수 없다 해도 살아생전 부모님을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정을 나누는 것이 사람 된 도리가 아닌가 싶다. 멀리 살아 어쩔 수 없다면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 할 일이겠다.
-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