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환태평양기독영화제’ 이젠 주류 문화축제로

2014-05-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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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24~26일 LA 리틀도쿄 아라타니 극장서 개최

▶ 참가 줄이어 출품마감 보름 연장… 전문 프로덕션이 다수 차지

‘환태평양기독영화제’ 이젠 주류 문화축제로

환태평양기독영화제에 참여한 한인 및 주류 교계와 영화계 인사들이 수상작을 감상하고 있다.

대중문화가 생활과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영혼의 건강에도 소중한 약이 될 수 있지만 독이 될 가능성도 크다. 교회가 문화를 외면하던 시절은 갔다. 이제 많은 크리스천들이 문화를 적극 가슴에 품으며 선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환태평양기독영화제(PPFF)는 한인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제 주류사회에도 널리 알려진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기독영화제에는 인종과 출신을 떠나 수많은 영화 작품들이 출품된다. 기독교 영화를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는데도 주류 영화계의 관심이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기독영화제 준비위원회는 최근 출품작 마감일을 17일로 연장했다. 지난 2일이 데드라인이었지만 참가신청이 이어지면서 출품작 준비를 위해서 마감을 미뤄달라는 요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도 기독영화제 출품작은 100여편이 달하고 있다. 지난해 110개의 영화가 경합을 한데 이어 매해 많은 작품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내놓는 참가자들도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개인 출품자가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프로덕션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인들이 많았던 초창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주류 영화인들과 제작사들이 대부분이다.

환태평양기독영화제의 미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세계 구석구석까지 복음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미디어’라는 것이다. 영화제의 사명을 ‘선교현장에서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영상을 한 자리에 모으는 사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독영화제에 출품하는 영화들은 물론 기독교가 내용의 근본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표현 형식이나 범주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대표를 맡고 있는 캔 안 선교사는 “성경이 강조하는 사랑과 용서, 은혜 등의 메시지를 포함한 영화로 포괄적인 개념을 갖고 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 영화인들이 사명감이 큰 덕분에 오히려 직접적으로 복음을 드러내는 영화가 훨씬 더 많을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독영화제에는 명암이 엇갈리기도 한다. 최근 몇년 들어 이민사회나 본국에서 출품되는 영화가 급감하고 있는 대신 주류 프로덕션의 출품작이 대다수를 이루는 추세다.

안 선교사는 “전문성이 떨어져 주류 작품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아예 엄두를 못 내는 것 같다”면서 “4년 전만 해도 출품작의 50~60%가 한인 작품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본국에서도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고 교회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형편이어서 전문성을 갖춘 크리스천 프로덕션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민사회는 더 말할 처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안 선교사는 기독교인의 관심과 교계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에 진출해 기독교 영화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심사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환태평양기독영화제는 오는 7월24일부터 26일까지 LA 리틀도쿄에 위치한 아라타니 극장에서 열려 수상작들을 상영할 예정이며 처음으로 이번부터 무료로 개방된다.

문의 (888)564-689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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