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의 진정한 성공은 무엇인가?

2014-05-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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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시골·나환자 목사 초청 재충전 사역

▶ ILP 12일 소명 컨퍼런스서 교회 본질 논의

목회의 진정한 성공은 무엇인가?

ILP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소형 교회 목회자들이 그랜드캐년에서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로만 외치는 대상이 아니라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파워가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열매는 세상의 잣대와는 사뭇 다를 수 있다. 교회에 사람이 몰리면 부흥이라고 하고, 목사는 성공한 목회자가 된다. 하지만 진정한 복음의 꽃은 소리 없이 만개한다.

ILP는 소형 교회를 섬기는 모임이다. 영어 ‘I Love Pastor’(목회자를 사랑합니다)의 머리글자를 땄다. 대표는 정진 집사가 맡고 있고 LA 제자들교회 남종성 담임목사가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3년 전부터 매년 한국의 미자립교회, 개척교회, 특수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을 미국에 초청하는 사역을 벌이고 있다. 변변히 쉴 여력도 없는 농어촌의 조그만 교회와 도시 변두리 상가 지하에 세 들어 있는 교회, 나환자들과 가족들이 모이는 교회 등 소위 잘 나가는 교회의 목사는 한 명도 없다. 처음에는 25명씩 미국을 방문하다 4년 전부터는 50명으로 늘었다.


목사가 소속된 교단도 초월해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순복음 등 다양한 배경의 목회자들이 다녀갔다. 중ㆍ고등학생 자녀들에게 미국을 둘러보고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는 ILP 키즈(Kids) 사역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 만큼 사역의 효과를 크게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도착한 목사들은 9박10일 동안 주류교회를 방문하고 세미나에도 참석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입수하고 견문을 넓히면서 자신의 목회 인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서부 지역을 관광하며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다. 새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자신들을 돌보는 동료 목사와 성도에게 고마움을 절감하며 영적 치유가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이민교회의 목회자 7명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역 초청’을 받았다. 항공편 경비는 ILP와 참가한 목사들이 부담했지만 숙식은 미국을 방문했던 한국의 목회자들이 책임졌다.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처지라 교인들 집에서 나눠 자고 소박한 식탁에 둘러 앉아 정을 나눴다.

ILP는 오는 12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또감사선교교회에서 ‘소명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제는 ‘다시 근본으로’(Re-Calling to Radical)이다. 목회의 본질이 무엇이고,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목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처음으로 돌아가 살펴보자는 것이다.

남종성 목사는 “진짜 목사가 여기 있구나”하는 감동을 받았다면서 “귀한 분들은 숨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똑같은 양복을 10년이나 입어 팔목 끝이 너덜너덜하지만 자신감과 보람이 넘치는 목사, 나환자에게 자신의 어린 자녀를 맡기고 사역하는 목사, 쌀이 떨어진 시골 할머니 집에 새벽녘 쌀 포대기를 놓고 가는 목사를 만났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권태산 목사(하나님의 꿈의 교회)도 “시골의 작은 교회 목사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설교도 대형 교회 목사보다 인상적이었다”며 “진정한 목회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계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 목사는 전주에 갔을 때 나환자 교인들이 돈을 모아 비빔밥을 대접한 일을 전하면서 “교회가 작다고 해서 비정상도 아니고 꼭 목사가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 ILP 소명 컨퍼런스의 강사는 박종렬 목사(서울 조이어스교회), 이조나단 목사(하나 크리스천센터), 이현수 목사(미주 복음학교), 최경욱 목사(또감사선교교회)가 맡는다.

문의 (562)305-435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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