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5-01 (목) 12:00:00
아이는 평화를 전한다
내가 아이를 향해 구부릴 때
비누 냄새만 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평화를 발산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디에도, 평화로운
땅 한 조각이 없다)
오, 대지는 낡은 옷처럼 찢어져
꿰맬 수조차 없다.
Makhpela* 지하 동굴 속의
고통스럽고 고독한 아버지들,
아이들 없는 저 침묵의 세계
아이는 평화를 전한다.
신이 아이에게 줄 수 없는 것을
엄마는 약속했던 것이다.
- Yehuda Amichai(1924-2000) ‘내 아이는 평화를’전문, 임혜신 옮김
평화로운 아이들의 미소와 교체되는 황폐한 세상의 이미지 앞에 마음의 무릎을 꿇는다. 평화는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신조차 약속할 수 없었던 평화를 약속해주는 어머니들. 이 평화의 젖줄은 인간의 약속이기에 효력 없는 주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어머니들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폐허 속에서도 평화롭다. 나도 아이들을 따라 매 순간 평화를 선택하리라.
-임혜신<시인>
* 살라딘 시대의 사원 아래 위치한 지하 챔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