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4-29 (화) 12:00:00
나는 내 아이에게
나무를 껴안고 동물과 대화하는 법을
먼저 가르치리라
숫자 계산이나 맞춤법보다는
첫 목련의 기쁨과 나비의 이름들을
먼저 가르치리라
나는 내 아이에게
성경이나 불경보다는
자연의 책에서 더 많이 배우게 하리라
한 마리 자벌레의 설교에 더 귀 기울이게 하리라.
지식에 기대기 전에
맨발로 흙을 딛고 서는 법을 알게 하리라
아, 나는 인위적인 세상에서 배운 어떤 것도
내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으리라.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를 내 아이가 아닌
더 큰 자연의 아이라 생각하리라
- 조안 던컨 올리버 ‘먼저 가르쳐야 할 것’ 전문
우리는 길을 잃었다. 어른들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다. 무너진 사회정의 속에서 천지사방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다. 이럴 때 더욱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다시 시작하자. 처음으로 돌아가 사람답게 사는 일, 맨발로 흙을 딛고 서는 법을 배우고 또 가르치자. 돈이 아니고 권력이 아니고 계산이 아니다. 깊고 환한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가자. 밖으로는 정의가 실현되고 안으로 영혼이 깨어나는 살만한 세상을 향해.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