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덕률과 정직성

2014-04-2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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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에 가장 관대한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 고급 위스키 수입 1위를 자랑한다. 술과 관련된 사고율에 있어 세계 톱 수준이다. 그 나라, 대한민국이 아닐까.

틀렸다. 정답은 일본이다. 음주를 비도덕적인 행위로 보는 일본인은 6%박에 안 된다. 90% 이상이 술 마시는 것이 뭐 어떠냐는 입장이다.

이는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전 세계 40개 주요 국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로 (예상됐던 대로지만)압도적 다수의 회교권 국가 국민들은 음주를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는 반응을 보였다.


도덕률은 그러면 국가 마다, 문화권 마다 상대적으로 다른 것인가. 상당 부분 그렇게 보인다. 낙태는 도덕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인도네시아 등 회교권 국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반면 독일, 체코 등 유럽지역 국민들의 대다수는 상당히 관대한 입장이다.

주목되는 건 미국인들의 입장 변화다. 낙태문제에 관한 한 ‘미국적 예외주의’라고 할까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항상 반대가 다수였다. 이번 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 49%로 떨어진 것이다.

혼외정사는 지탄받아야 할 비도덕적 행위다. 전 세계 국민의 78%가 보인 반응이다. 프랑스 인의 정서는 그러나 사뭇 다르다. 그게 어떠냐는 반응이 52% 과반수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 퓨 조사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성문제에 비교적 관대하다든지 하는 식으로 도덕률이 서방 형과 비(非)서방 형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는 그 도덕적 기준이 여러 부문에서 비 서방 형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81%의 한국인이 혼외정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낙태문제도 그렇다. 굳건한 과반수인 58%가 비도덕적 행위라는 반응이다.

혼전 섹스에 대한 거부감도 35%로 유럽국가가 국민들 중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율이 10% 미만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전혀 예상 밖으로 보이는 것은 음주문제다. 22%의 한국인이 음주는 도덕적으로 용납 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도박의 경우는 아주 특이할 정도다. 78%가 비도덕적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도덕적으로 상당히 반듯한 보수적인 나라. 이 조사에서 보여 지는 대한민국이다. 과연 그럴까.

낙태문제를 보자. 한국인의 58%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 대한민국이 그런데 낙태율에 있어 세계 톱 수준을 달리고 있다. 그 괴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사는 조사이고 실제는 실제, 의식 따로 행동 따로 라는 것인가.

한 나라의 도덕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아무래도 정직성이 아닐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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