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벌이 급급한 구원파는 사이비 종교집단”

2014-04-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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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씨 전 통역비서 증언

▶ “현대판 사도 바울 행세하며 자신밖에 모르는 성격장애자”

“돈벌이 급급한 구원파는 사이비 종교집단”

정동섭 교수가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과 구원파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교회와 신앙 제공>

세월호 선사비리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칼날이 청해진해운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향하고 있다. 한국 검찰은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유 전 회장이 핵심인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도 종교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수사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해 본국의 기독교 언론인 ‘교회와 신앙’은 최근 유씨의 통역비서 역할을 했던 정동섭 한동대학교 외래교수(전 침례교신학대 교수)와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정 교수는 대학교 2학년인 1968년부터 주한 영국 대사관 직원으로 일하던 1976년까지 8년 동안 유병언씨의 통역비서 역할을 하며 해외여행도 수행한 바 있다.

구원파는 1960년대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씨가 설립했으나 이후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을 따르는 조직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만여명의 신도를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른바 ‘오대양 사건’으로 40명 가까운 사람이 죽은 열매, 한강유람선 ‘세모사건’으로 15명이 실종된 사건, 이번 ‘세월호 사고’로 300명 가까운 사람을 수장시킨 열매, 이런 악한 열매들을 보면 구원파가 어떤 집단이며 유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며 “구원파는 한마디로 이단 사이비 종교집단이며 종교를 앞세워 돈벌이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비 이단 전문가이기도 한 정 교수는 “구원파의 핵심교리는 ‘영혼이 구원 받았으므로 몸으로 무슨 행동을 하든지 간에 그것은 구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면서 “죄책감이 없기 때문에 탈세를 해도 죄가 아니고 인허가 비리, 뇌물을 주고 허가권을 따내어도 죄책감이 없고 횡령을 해도 죄책감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유씨가 재능이 뛰어난 사람인 것은 맞지만 문제는 사기성이 있는 거짓 선지자라는 점”이라면서 “재능이 있는 것과 이단 사이비는 구별되어야 하고 다른 이단 교주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성격 장애자”라고 말했다. 유씨가 자기밖에 모르는 자기애성 성격 장애자로서 딴 사람에겐 관심이 없어 사진조차 남과 함께 찍기를 꺼렸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반사회성과 과대망상, 피해망상 증세가 심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76년 독일에 파송된 한국인 간호사 중에서 구원파에 포교된 간호사들 40여명이 유씨를 초청해 어렵게 번 돈 몇 천 마르크를 가불해서 헌금했지만 유씨는 일주일 만에 고가품 구입에 써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유씨를 현대판 사도 바울이라고 따르며 유럽여행을 수행했다면서 귀국길에 홍콩에 들렀을 당시 유씨가 “내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이어서 북한 공작원이 나를 뒤쫓고 있기 때문에 최고급 호텔에서 안전하게 자야 한다”며 실례를 들기도 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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