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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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배수자의 두바이 여행기(3)

2014-04-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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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야화 알라딘의 신비 간직한 매혹의 도시

▶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는 석유보다 물 엄청 비싸

독자 배수자의 두바이 여행기(3)

무스카드 시내 전경

아라비안 전통 야외상 무트라 Suok 거리는 미로와 같아
아라비아 반도 최고 규모 무스카트 모스트 웅장하고 화려해

이 나라에서 장사 할 수 있는 상권은 오직 시민권이 있는 20%의 원주민 아랍인에게만 있으며 그들에게 고용된 이방인들은 막 노동만 제공될 뿐이다.그들이 직장을 잃으면 다시 30일 이내에 새 직장을 구해야 되며, 만약 그 안에 구하지 못하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것이 엄한 법이다. 그래서 한번 이민법을 어긴 사람은 재입국이 영구히 봉쇄된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기술은 세계적이라 인정받고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수입하고 있었고, 이미 바닷물을 정수하여 용수(민물)로 바꾸는 공장을 한국 기술진이 만들어 놓고 있었다. 이곳까지 고생하면서 멀리 온 김에 이웃 에 있는 전설의 나라 오만 왕국을 피해 갈수는 없었다.


두바이 동남쪽 에 있는 컨테이너 항구에서 페르시아 만을 순회하는 크루즈선, 로얄 캐리비안 을 타고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로 가는 배표를 샀다. 마침 날씨가 나빠 풍랑은 거칠었지만 물잔 하나 흔들림이 없이 거대한 유람선은 조용하게 항해했다.
지금 내가 떠 있는 오만 해협은 물 깊이가 4,750feet나 된다니 그 깊이에 섬뜩함을 느낀다.

뿌연 안개 속, 희미한 시야 너머로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에서 원유를 실은 무수한 유조선과 수송선 들이 페르시아 만과 오만 해협을 거처 인도양을 향해 일렬로 줄지어 빠져 나가고 있었다. 오후 5시 출발한 유람선은 밤을 꼬박 새워 항해하다가 아침 8시에 무스카트 항에 닻을 내렸다.

무스카트에서 우리를 제일 먼저 반기어 준 것은 항구 양쪽 산 위에 세워진 두 개의 육중한 성곽 요새와 향로 모양을 한 거대한 하얀색 등대이었다. 16 세기까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오만은 아라비안 반도에서 제일 먼저 형성된 고대 도시Muscat를 수도로 가지고 있음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무스카트는 이 나라 에서 제일 크고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며 또 유명한 천일 야화, 아라비안나이트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또한 주인공 신드바드의 고향으로 흥미진진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매혹적인 도시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시가지 하늘에는 지금도 아라비안나이트의 양탄자들이 사람을 태우고 날아다니고 있는 착각을 주고 있었다. 아라비안 국가 중에서 가장 폐쇄적적이었던 이 나라는 이제야 눈을 떠 개방을 서둘렀고, 겨우 몇 년 전부터 관광객을 받기 시작하였다.

전체 인구가 2백 50만 명이며, 주로 파키스탄, 인도, 한국, 일본 등 가까운 나라에 원유를 수출하여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석유 보다 물이 엄청 비싼 이곳, 사막 기후의 나라인 지라 여름철인 6월부터 8월까지는 땡볕의 거리에 나오면 누구나2분만에 쓰러질 정도의 무더운 곳이며, 해변은 습도가 많아 곧 바로 땀투성이가 된다.

항구 바로 중심에 있는 커다란 옛 성문을 지나면 유명한 아라비안 전통 야외시장, 무트라Souk가 나타나 벌집처럼 아우성이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제일 크다는 이Souk는 미로와 같아서 길을 잃기 쉬워 매우 조심해야 하며, 주로 향신료, 수공예품, 유황 등의 판매와 집산지로 풍겨오는 냄새가 유별났다. 그래서 이 재래 시장을 구경하지 않고는 오만을 여행했다고 말할 수 없단다.


매 마른 사막과 험한 돌산을 개간하여 만들어 놓은 시가지를 보니 자연과 문명의 극단적인 대조를 만들어낸 인간 승리를 이곳에서 다시 배울 수가 있었다. Muscat에서 제일 자랑하는 것은 세계에서3번째,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제일 큰 규모의 아름다움을 지닌 Muscat 모스크(회교 사원이다.

이곳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자들은 눈만 빼 놓고 피부가 보이는 곳은 검은 천으로 다 가려야만 한다. 나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장장 9년간의 공사로 완성된 내부에는 24K순금과 눈부신 보석으로 만든 샹데리아 가 여러 개 매달려 있는데 그 하나의 무게가 600KG이나 된다. 또한 세계에서 하나 뿐인 가장 큰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으로 유명하며 형형색색의 최고급 대리석만으로 장식한 매우 웅장하고 화려한 모스크였다.

시가지는 어딜 가나 여전이 하얀 슬라브 건물에 뿌연 황사 먼지 속에 묻혀 있었지만, 고대 역사 의 유적, 자연 풍광 그리고 전통과 문명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해변 도시 이다.가끔 거리를 다니는 시내버스는 한국에서 중고차를 수입해 와서인지 한국말 간판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달고 달리고 있는 것도 재미있었다.

Muscat 해변, 붉은 바위산 위에 호화스럽고 거대한 Al Alam왕궁이 오만 해협과 인도양을 내려다보며 도도하게 서 있었다. 술탄(왕),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거대한 궁전이 필요할까? 육중한 황토색 성곽을 거느린 이 궁성의 크기는 그 정도가 상상을 초월했다.정말 천일 야화에서 나오는 알라딘의 왕궁처럼 신비스런 무대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또한 바로 옆에 있는 전쟁 박물관은 꼭 들러 보아야 할 곳이다. 북 아프리카 튀니지아에 갔을 때에는 나라 전체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공항 대합실조차 쓰레기통이 없다) 돈 많은 이 나라는 많은 사람을 고용해서 휴지 조각 한 장 없이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를 해 놓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잘 정돈 된Al Bahri 거리에는 흥미 있는 카페와 음식점이 줄지어 손님을 마중하고 있었고 또한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낭만적인 해변 거리로 유명하다.

아담한 카페를 찾아 이 나라 특산인 할립(차에 우유를 섞은 음료)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 보고, 아라비아의 금빛 저녁노을을 아쉬워하면서, 정들기 시작한 이 나라를 떠나야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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