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4-04-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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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1930-1969) ‘껍데기는 가라’ 전문


대한민국 경찰은 실종자 가족의 평화행진조차 저지했다. 순조로운 행진이 되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슬픔에 찬 가족들의 작은 목소리마저 막았다. 그러면 앉아서 미쳐 죽으란 말인가. 정부는 왜 그토록 군중이, 민중이, 사람이, 진실이 두려운가. 비열한 관료, 부패한 정부, 부화뇌동하는 방송에 참을 수가 없다. 이것이 국민이 세금을 바치고 있는 국가이며 사회인가. 제발 껍데기는 가라. 시끄러운 쇠붙이는 가라. 진정한 혁명의 따스한 가슴만 남고 가라, 껍데기는 가라.

- 임혜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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