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그 답은 한동안 ‘위기관리능력’이었다. 경제란 좋았다가도 나빠지고 또 다시 회복된다. 국가안보라는 건 그렇지만 한 번 구멍이 나면 회복불능상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소련과 첨예하게 대치된 냉전 상황에서는.
그 냉전 시기의 미 대통령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참전용사라는 사실이다. 아이젠하워는 말할 것도 없고 케네디, 닉슨 등도 모두 전시에 군복무를 했다.
냉전시대의 막내 격 대통령이 조지 H. W. 부시다. 그 역시 10대의 어린 나이에 최연소 파일럿으로 태평양 전선에서 싸웠다.
그 파파 부시가 요즘 재조명을 받고 있다. 단임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과 소련붕괴 상황. 이 세계사적 위기를 맞아 군사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탁월하게 대처해 내 미국 ‘1극 시대’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초대 주중 미국대사를 지냈다. 유엔주재 대사를 역임한 후 CIA국장에 발탁됐다. 그리고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이런 경력을 통해 남다른 위기관리능력을 습득했고 그 능력이 위기 때 빛을 발했던 것이다.
벌써 한 주가 되어간다.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온 나라가 집단 트라우마에 걸려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하는 얘기다.
정부가 불신을 당한다. 아니, 정부가 실종됐다는 비난이 거세다. 그 와중에 괴담만 난무한다. 그러면서 의혹은 계속 부풀려 진다. 대통령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뭔가 다소 진척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꽉막혀있다.
현대 사회는 위험과 더불어 사는 사회다. 대형사고가 항상 날 수 있는 게 현대 사회다. 그 최악의 사고는 국가안보망이 뚫리는 변란에 준하는 사고다. 이에 비하면 여객선 침몰 같은 사건은 오히려 작은 편이다.
그래서 여기서 한번 이런 상상을 해본다. 북한이 인구밀집 지역인 수도권을 타깃으로 기습도발을 해온다. 그럴 때 어떤 상황이 연출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부는 허둥대고 악성 유언비어만 나돈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는 ‘대통령 나와라’다. 그 가운데 사상자 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고란 언제든지 날 수 있다. 문제는 사고 발생 후다. 위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가 있다. 때문에 강조되고 또 강조되는 것이 위기관리능력이다.
‘한국정부는 위기관리능력이 있기는 한 것인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외국 언론들의 시선이다. 그 질책에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최대의 리더십위기를 맞았다.” 틀리지 않는 지적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