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짝퉁 시대

2014-04-1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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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손 / 엔지니어

중국이 산업화하면서 모조품 만드는 기술도 발달해, 시진핑 주석 말고는 어떠한 짝퉁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시장에 나타난 시진핑 주석을 보고, 사람들이 예고 없는 그의 방문에 놀랐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얼굴이 닮은 짝퉁 주석이었다고 한다.

지난겨울 한국 중고교 학생들의 방한복으로 패딩이 유행했었는데 캐나다 상표가 주종을 이루었고, 그 속에서 더 노스 페이스(The North Face)도 한몫을 했다. 중국에서는 이 상표가 더 노스 페이크 (The North Fake)라는 짝퉁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시계가 희소가치를 타고 짝퉁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상에서 팔리고 있다. 어린 시절, 팔목시계조차 국산품이 없어서 물 건너 들어오던 때를 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인 최초로 미국 난 학회 (American Orchid Society) 심사위원이 되신 이상신(미국명 Anna Chai)씨라는 분이 있다. 그분은 이로 인해 미국 내 한인의 긍지를 높인 바 한국정부로 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으셨다. 자신의 집에 온실을 설치해서 200여종의 난을 가꾸고, 난 재배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버터워스 상 등 여러 수상 경력이 있어 한국의 무형 문화재 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분이 몇 년 전 난에 관한 책을 편찬하기로 하셨다. 당신의 건강도 그렇고, 연세도 드시니 난을 더 이상 가꾸기가 힘들어 후학들을 위해 책을 내려던 것이었다. 난 사진을 찍을 사진작가를 찾으시다 지역 신문에 사진이 발표되곤 했던 폴 손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에 그를 수소문 하셨다.

‘폴 손’에게 연락이 닿아 만나 보니 그는 온갖 사진 장비와 사진 묶음을 들고 와서 테이블에 펼치고는 사진 매매부터 시도했단다. 한데 작품 경향이 신문에서 대하던 폴 손의 사진들과는 딴 판이어서 의구심이 드셨다.

난 사진들을 다 찍고 간 ‘폴 손’은 며칠 후 사진이 안 나와서 다시 찍어야한다며 다시 와서 사진을 찍더니 결국은 잘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다며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결국 그분의 부군이 휴대용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 조악하나마 책을 발행하셨다. 그 해 이후로 그분은 건강관계로, 정성스럽게 길러온 희귀종 난들을 다시는 기를 수가 없게 되셨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어느 모임에서 아내가 이상신씨를 만남으로써 알게 되었다. 결국 그분과 직접 통화를 하게 되었고, 그분은 내가 목소리부터 그 사진작가와 다르다고 하셨다. 폴 손 짝퉁도 있다니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작년엔 ‘신천지’라는 종교단체가 이단이라는 전면광고가 한인신문에 등장하곤 했었다. 이단이라면 짝퉁 그리스도를 믿는 짝퉁 기독교라는 말이다. 성 금요일 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께서 대속의 피를 흘리셔도 아랑곳 않고, 교회의 자리다툼으로 소송에 소송을 수년간 계속했던 어느 한인교회의 목사는 혹시 짝퉁 목사가 아닐까?

크리스천은 매일 마음의 거울인 성경을 열고 자신을 비춰보고 돌아보지 않으면 짝퉁 크리스천으로 전락한다.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라는 (마태 26:41) 말씀은 짝퉁 시대의 크리스천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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