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어·기술교육으로 지역사회 섬긴다

2014-04-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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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주장신대 ‘산타페 언어문화교육원’

▶ 영어·자동차 정비·웹디자인 등 클래스, 학생들 필요에 따라 철저한 맞춤식 진행, 업체서 요청 땐 일과 전후 시간에 수업도

언어·기술교육으로 지역사회 섬긴다

미주장신대가 설립한 산타페 언어문화교육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신학교의 지경이 넓어지고 있다. 신학생을 교육하고 훈련해 사역자를 양성하는 전통적인 역할은 물론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전파하는 교육기관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주장로회 신학대학교(총장 이상명 박사)는 소위 ‘광나루 학교’라 불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장로회 신학교의 사실상 미주 분교다. 미주 장신대는 최근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화와 언어를 통해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긴다’는 주제를 갖고 ‘산타페 언어문화교육원’을 설립했다. 몇몇 클래스를 시험적으로 가동하다 지난 8일 정식으로 개원 감사예배를 가졌다.

산타페교육원은 한인 이민사회를 비롯해 지역사회와 교회에 언어 및 문화ㆍ기술교육의 기반을 제공한다는 또 다른 사명을 추구하고 있다. 신학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영어와 스패니시, 중국어, 일본어 등 언어와 자동차 정비, 웹 디자인, 포토샵, 인테리어 디자인 등 전문기술을 교육한다.


모든 과정은 ‘맞춤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교과 과정과 클래스 운영을 철저하게 학생의 필요성에 따라 준비하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방적 강의를 지양하고 수시로 습득 정도를 점검하면서 구체적 교육 목적을 달성하려면 소수 강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그룹 강의를 중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과목에 따라 3명만 모여서 신학교에 연락하면 그룹의 수준과 목표에 맞춰 강의를 준비하고 모든 교육과정을 집중한다. 영어 ESL 클래스 중에는 실용 영어 외에도 교수 등 교육자가 영어로 강의하는데 도움을 주는 전문인 클래스도 제공된다. 특히 언어과정은 교육 효과를 증진하기 위해 소그룹 강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동차 정비나 실내 인테리어, 웹디자인과 포토샵 등 전문 기술반은 7명을 기본으로 운영된다. 이처럼 소수 인원으로 강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업체에서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강의를 요청할 경우 맞춤 클래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영어과정의 우수 학생은 기업과 연계를 통해 인턴 기회를 제공해 미국 직장 경험을 갖게 할 계획이다.

산타페교육원을 담당하고 있는 강우중 교수는 “한인들이 한국에서 쌓은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언어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의도”라면서 “수업시간 이후에도 전화를 통해 수업을 보충해 주는 등 교수진의 정성에 수강생들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인 외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와 교류를 강화하면서 특히 라티노 지역사회를 찾아다니며 활발한 홍보를 벌이고 있다. 히스패닉 학생 유치를 위해 강좌 가운데 절반 정도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스패니시에 능통한 교수진도 구성해 놓고 있다. 이미 중국어나 일본어 강좌에 대해 문의하는 히스패닉 학생이 늘고 있다.

이상명 총장은 “목회자 배출도 신학교의 중요한 사명이지만 교육이란 도구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다하자는 게 산타페교육원 창립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커뮤니티와 보다 활동적으로 교류하면서 교육을 제공해 지역사회를 섬기겠다”며 “한인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민족의 지역 주민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교육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가길 소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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