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폭에 담은 보혈의 십자가 “부활·구원·사랑 느껴보세요”

2014-04-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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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자가 화가’ 진효비씨 고난주간 작품전

▶ 고난의 상징 20년째 그려, 대통령 도서관 소장 등 유명, “예술을 뛰어넘은 경배” 평가

화폭에 담은 보혈의 십자가 “부활·구원·사랑 느껴보세요”

지난 4일 열린 전시회 개막 예배에서 참석자들이 활짝 웃으며 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화폭에 담은 보혈의 십자가 “부활·구원·사랑 느껴보세요”

진효비 작가가 복음방송 사옥에서 전시하고 있는 자신의 십자가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방이 온통 십자가뿐이다. 천장에 닿을 만큼 대형 십자가도 여럿 보이고 진주가 눈물처럼 흐르는 십자가도 눈에 띈다.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에 더 잘 어울리는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복음방송(대표 박신욱 목사) 4층은 요즘 온통 십자가 세상이다. 작가 진효비의 십자가 작품전이 열리면서 40점의 십자가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 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치르고 성취한 희생과 승리가 어느 새 촉촉이 젖어 드는 까닭이다.

십자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바람에 ‘십자자의 화가’로 알려진 진효비씨는 이번에도 여러 모양의 십자가를 관람객 앞에 ‘던져 주고’ 있다. 마치 십자가의 숲 한 가운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나의 새로운 삶’을 놓고 격렬한 질문과 맞닥뜨린 느낌이다.

전시장을 찾은 한인들은 “이렇게 다양한 십자가는 난생 처음 본다”며 대부분 놀라움과 감동을 동시에 털어놓는다. 개중에는 2년을 꼬박 매달려 완성한 작품도 있고 감사와 찬양으로 운동장을 달리듯 만들어낸 그림도 있다. 20년째 십자가를 그려오고 있는 진효비씨의 작품은 주류사회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십자가 그림은 조지 부시 대통령 부자의 대통령 도서관 두 곳에 나란히 소장돼 있다. 또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한국의 분당에 자리 잡은 대형교회 새에덴교회 로비에도 그녀의 십자가 작품이 수년 간 걸려 있었다. 페퍼다인 대학교의 조셉 파이어센튼 교수는 십자가 전시회를 앞두고 이런 평가를 전했다.

“그녀의 의도는 오직 한 가지다. 믿음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진효비씨가 그림에 쏟는 헌신은 예술적 소통의 단계를 뛰어넘는다. 그건 하루하루 경배의 경외로운 수단이다”

진효비 작가는 “십자가가 너무 좋아서 그린다”고 말했다. 네거리도 십자가로 보이고 세상을 돌아다녀도 십자가만 눈에 띈다는 것이다.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가는 예수님이 당한 야유와 무시, 채찍질과 치욕이 떠올라요. 십자가는 부활의 상징이잖아요.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을 보여주는 게 바로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구원을 선포하는 현장인 십자가를 그리고 또 그리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의 십자가 작품 중에는 진주를 사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 유화에다 진주를 곁들여 묘한 회오리를 불러일으킨다. “진주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생명력이 있는 보석이죠. 산에서 캐는 다이아몬드 같은 광석과는 다르게 조개껍질 안에서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아름다움입니다. 저에게는 예수님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자주 사용하게 돼요”

이번 전시회는 복음방송을 후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또 부활절을 맞아 전시 일정도 40일로 정했고 전시 작품도 40점을 준비했다. 작가의 바람은 “작품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십자가의 구원을 전하는 복음 전파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크든 작든, 아프리카 오지이든 상관없어요. 십자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저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저의 그림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에요. 하나님의 일을 거절할 수는 없으니까요.”

전시회는 오는 5월14일까지 이어진다.


주소는 621 S. Virgil Ave. LA

문의 (213)381-119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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