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십일조 2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2014-04-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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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권 자녀들 위한 웍샵 12, 13일 열려

▶ 오석환 목사 강의, 부모들과 터놓고 토론

십일조 2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2세 자녀를 위한 십일조 세미나가 열린다. 오석환 목사가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돈을 무조건 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십일조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비신자에게도 종종 관심사항이 된다. 축복의 통로이자 건강한 신앙의 증표이지만 교회를 비판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성경은 유일하게 십일조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시험해 보라’고 허용한다. 온전한 십일조를 하고도 축복을 받지 않나 보라는 것이다. 이민사회의 연조가 깊어지면서 2세로 이어가는 신앙의 전승과 성장이 과제가 되고 있다. 1세에게도 쉽지 않은 십일조가 2세에게 가능할까.

‘2세 영어권 자녀를 위한 삶의 십일조’라는 세미나가 마련됐다. 1.5세와 2세를 대상으로 ‘십일조를 과연 해야 하는가’를 놓고 열린 토론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도다.

강사는 1.5세 출신 오석환(Robert Oh) 목사다. 남가주에서 오이코스교회를 담임하면서 오래 전부터 한어권과 영어권을 잇는 사역을 벌인 개척자다. 지금은 캄보디아 선교사로 일하고 있다. 오 목사는 최근 ‘십일조: 감사로 드리는 축복’이라는 책을 펴냈다.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캄보디아어로 출간됐다.


이번 2세를 위한 십일조 세미나는 이틀에 걸쳐 강의와 함께 웍샵이 준비돼 있다. 자녀를 위해 강의의 90%가 영어로 진행된다. 모든 참가비는 무료이지만 독특한 조건이 붙어 있다. 부모와 자녀가 반드시 함께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십일조가 비단 돈만을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삶의 십일조’는 각자가 가진 재능, 시간, 능력을 나누는 것도 포함된다. 부모와 자녀가 머리를 맞대고 십일조를 논의하면서 부모가 결단의 모범을 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이번 세미나의 취지다. 물론 한어권 부모를 위해서 요점과 중요사항은 한국어로 안내된다.

세미나에서 강의는 1시간 정도로 최대한 줄이는 대신 웍샵에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를 나누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벌이게 된다.

오석환 목사는 “가난한 나라인 캄보디아 선교현장에서 십일조 신앙이 얼마나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오는지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이론을 떠나 삶이 바뀌는 십일조의 힘을 체험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좋은 학교에 가야하고, 돈 많이 버는 직장을 얻어야 하는 차원을 이제 2세 자녀는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내가 먼저 이웃에게 나누고 하나님의 것을 구별해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들에게 “경제를 포함한 모든 생활을 주관하는 주체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진짜 체험하도록 도전을 던져주고 싶다”는 것이다.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는 드림랜드 비전센터 정한나 사모는 “이기적인 십일조, 대가성 십일조 등 변형된 십일조가 적지 않고 몇 번 해보고 그만 두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십일조를 자녀에게 가르쳐야 하지만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참석자가 줄더라도 꼭 부모와 자녀가 동반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세를 위한 십일조 세미나가 영어로 대부분 진행되기 때문에 부모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지만 한국어 예배 때 자녀가 얼마나 지루한 지 공감하며 아이들을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미니스트리와 광염교회, PK 콰이어가 후원을 맡았고 12일 오후 2~5시, 13일 오후 6~9시 열린다. 주소 13921 Artesia Blvd. Cerritos

문의 (213)500-2186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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