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4-08 (화) 12:00:00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잎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겠다.
- 이수복 (1924~ 1986) ‘봄비’ 전문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바람도 없이 고운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어린 시절 국어책에서 배운 시 ‘봄비’. 비 내리고 푸른 풀밭 푸르러올 때면 떠오른다. 누군가 님을 맞고 또 님을 보냈을 강마루. 젊은이들은 잘 모를 것도 같다. 비 그치고 자잘한 슬픔도 그치고 나면 보리밭 언덕에 종달새 높이 날아오르고 꽃들이 다투어 피어오르던 저 훈훈한 향연.
<임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