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4-03 (목) 12:00:00
막차가 끝나기 전에 돌아가려 합니다
그곳에는 하마 분분한 낙화 끝나고 지는 꽃잎 꽃잎 사이
착하고 여린 새 잎들 눈뜨고 있겠지요
바다가 보이는 교정 4월 나무에 기대어
낮은 휘파람 불며 그리움의 시편들을
날려 보내던 추억의 그림자가 그곳에 남아있습니다
작은 바람 한 줌에도 온몸으로 대답하던
새 잎들처럼 나는 참으로 푸르게
시의 길을 걸어 그대 마을로 가고 싶었습니다
날이 저물면 바다로 향해 난 길 걸어
돌아가던 옛집 진해에는 따뜻한 저녁 불빛
돋아나고 옛친구들은 잘 익은 술내음으로 남아있겠지요
4월입니다.
막차가 끝나기 전에
길이 끝나기 전에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정일근(1958-) ‘4월 엽서’ 전문
막차가 끝나기 전에, 그러니까 너무 늦기 전에 꼭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곳이 새잎들이 돋아나는 4월, 시와 꽃과 벗들이 있는 바닷가 마을이라면 더 행복한 사람이겠다. 사람마다 돌아가고픈 그리운 장소나 시간이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래 오래 남아있는 저 따스하고 푸르른 곳, 막차가 끝나기 전에 꼭 돌아가고픈 그곳이 바로 우리 영혼의 고향일까 싶다.
-임혜신<시인>